부분을 쌓아 올려서 전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파악하고 나서 부분을 이해하라.  (노구치 유키오, 초학습법超學習法)

거센 비바람을 동반한 장마와 함께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동시에 덥고 습한 날씨로 마음까지 꼬질꼬질해져만 가는 엄마의 개학도 엉거주춤 시작되었지요. 

매번 방학 2, 3주를 앞두고는 이번 방학이야말로 정말 알차게 보내리라 여러 계획을 세우건만 채 일주일이 지나려는 시점에 계획 중의 잔가지를 쳐내는 일이 순서처럼 다가옵니다.

초등생을 둔 어머니께서는 이 여름방학을 어떻게 지내시는 지요? 주변의 이런 저런 사교육열기에 마음이 많이 흔들리고 계시지는 않은지요?!

영어와 수학은 기본이고, 운동도 하나 시켜야겠고, 초등 고학년이면 악기는 이제 그~만, 아~ 그 중요한 독서, 논술도 건드려 줘야하고, 체험학습도 신경 써야 하고 그러고 보니 여름방학 영어특강도 제법 눈에 띄네요.

그래서인가요? 여름방학이라고 해도 놀이터에는 평소에 보이던 녀석들만이  여전히 땀 삐질 흘리며 놀고 있네요.

나머지 아이들은 이다음에 잘살기 위해서 지금 얼마나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따따부따 반복 재생되는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고 있지나 않은지! 사실 잘산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 가치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눠본 적도 없이  어른이나 아이나 미래를 위해 현재가 너무 호되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참에 하루하루를 행복해하며 성실히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생각해볼 마음의 자리 하나 열어둡니다. 

모든 일에 있어 그 기초가 중요하듯이 교육에 있어서도 초등교육의 ‘기초실력’이 평생의 지적능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는 틀을 바로 잡아준다면 그 다음 정보는 수월하게 이전 정보와 연계성을 갖으며 탄탄한 자기만의 실력을 쌓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배우는 즐거움까지 알게 될 것입니다.

요즘 초등학교 학생들은 학습만화책을 통해 보다 쉽게 역사에 접근할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속의 각각의 인물과 사건 등은 잘 알고 있으나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파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을지문덕 장군과 강감찬 그리고 계백장군, 연개소문 등 각각의 인물을 알고 있으면서도 을지문덕 장군과 강감찬 장군의 시대차가 실제로 가슴에 와 닿지 않으며,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과 근접한 무렵 세계에는 당나라 건국, 페르시아 멸망,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를 함께 떠올리기가 쉽지 않은 아이들에게 역사를 배워야할 거창한 이유를 대기보다는 역사가 얼마나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학문인지 알려주고 싶어 선뜻 역사와 영화를 묶어볼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중한 학업과 경쟁으로 많이 지쳐 있을 아이들에게 영화 속 이야기는 크고 작은 감동과 위안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과거를 살펴보며 현재와 미래까지 생각해보는 힘과, 학문이라는 것이 참으로 즐거운 활동이라는 배움에 대한 동기부여를 갖게 되는 유익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1997, 이탈리아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이 영화를 너무도 감명 깊게 본 터라 그 전에 보았던 ’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 1993,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세계 제2차 대전‘ ’파시즘‘ ’무솔리니‘ ’히틀러‘ ’유대인‘ 등등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흥미로운 이야기에도 엄마의 사심인 ’교육‘이 들어가면 바로 어수선 떨기로 상대의 의지를 단번에 무너트리기 일쑤인데 이 영화라는 매체는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에 참 훌륭한 도구랍니다.

오늘 날 우리 아이들은 문자세대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영상세대의 감수성으로 21세기를 살고 있습니다. 최신의 정보화 기술이 이뤄낸 초고속 인터넷과 TV, 광고, 영화, 학습만화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영상으로 활자문화를 이해시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현상 중에 하나입니다.

영상은 문자에 비해 뇌 속에서  빠르게 그리고 쉽게 기억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영상을 미리 접하고 나서,  책을 읽을 시에는 영상의 강력한 이미지로 인해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갖게 되지만 반대로 문자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쉽게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영화를 통해 역사적 사건마다 기본 골격을 잡고, 그다음 텍스트 즉 관련 책으로 다가간다면 세계사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이 아주 수월하게 잡힐 것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초등 4학년에서 막 시작되는 역사이야기를 아이들이 부담 갖지 않고 즐기듯이 다가갈 수 있도록 영화라는 매체를 선택했습니다.

앞으로 영화와 함께 소개되는 세계사 이야기는 인류의 역사를 1원시사회, 2고대사회, 3중세(봉건)사회, 4근대사회, 5현대사회 의 다섯 단계로 나누었습니다. 각 사회형태마다 관련된 영화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하고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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