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일째인 11월 25일 아침 우리는 몬도가네시장으로 향했다. 우기가 아닌데도 이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몬도가네시장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시장에는 쥐, 박쥐, 두꺼비, 물소껍데기 등 다양한 종류의 고기(?)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라오스 사람들은 쥐를 보면 바로 잡아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돌아다니는 쥐를 보지 못했다. 이날 우리가 아침에 몬도가네 시장에 도착했는데도 쥐고기는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쥐고기를 먹지 않을까?

이어서 방문한 곳은 방비엥 블루라군. 라오스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 일행은 비의 환영을 받으며 짚라인을 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문제였다. 지난 10월 28일 좌측 상완골 분쇄골절로 인해 11월 1일 수술을 한 상태에서 “안정을 해야 한다”며 극구 말리는 의사의 말을 듣지 않고 깁스를 요청해 라오스로 왔기 때문에 한쪽 팔을 쓸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여행사를 운영하다 보니 인솔에 대한 무게가 어찌나 무거운지 하늘을 찌른다. 지난 3월에는 요로결석에 걸려 응급실에 실려 갔지만, 인솔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어 병원서 처방해준 마약을 먹어가며 무사히 일본여행인솔을 마쳤다. 책임감이란 그런 것이다.

라오스에 가면 짚라인은 꼭 타고 싶었다. 만약 한쪽 팔이라서 타보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인생 뭐 있나. 이제 내 나이도 오십을 넘어 육십을 향해 가니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다.

내가 주어진 것은 확실하게 주어지 것은 지금 뿐. 내일일은 난 모른다. 그래서 장비를 갖추고 한쪽팔로 짚라인에 도전했다. 정작 나는 태평한데, 현지 짚라인 안전요원들은 꽤나 긴장한 모습이었다.

한 시간이 넘도록 타잔이 되어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다닌 우리는 번지점프를 끝으로 짚라인체험을 마치고, 블루라군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나도 저 나무위에서 멋지게 다이빙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애써 꾹꾹 참았다. 소독도 제대로 못해주는데 깁스에 물이 들어가면 도저히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신 다음 코스인 쏭강에서 롱테일보트를 타며 라오스의 경치를 감상하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외에도 튜브를 이용해 동굴의 자연 그대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탐남동굴 튜빙체험, 물싸움을 해 가면서 강물을 타고 내려오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카약킹 체험을 포기해야 했다. 부러진 한쪽팔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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