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공주의료원장이 특급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영배 공주의료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소회와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나아가야 할 방향,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영배 원장은 13일 기자와 만나 의료기관전문경영인으로서의 경영의지와 포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 놨다.

김 원장은 “이분야로만 공부를 해온 전문가로서 학교에서 이론을 가지고 수업을 했는데, 막상 실무를 해보니 ‘공공병원’이라는 틀에 갇혀 공공병원은 적자가 나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한 충남도에서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원장에게 인사권이 없다보니 시스템 하나도 건드릴 수 없는 것이 가장 중대한 문제더군요. 이런 가운데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불가능한 일을 무리해서 굳이 하려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지요.

그리고 직원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공주의료원이 1979년에 건립됐는데, 자리 잡은 곳이 문화재 터라서 증‧개축이 안 돼 손을 댈 수 없었고, 그렇게 사람도, 건물도 오랜 세월을 변화 없이 지나다 보니 직원들이 변화를 두려워하게 된 것 같습니다. 원장의 변화촉구에 대해 직원들은 3년마다 원장이 바뀌니 3년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변화해야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변화가 없으면 도태되는 만큼 혁신을 통해 일류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 현실.

김영배 원장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직원들에게 변화를 주기 위해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메디칼 MBA과정. 교수출신인 김 원장은 퇴근 후 매주 후 2시간씩 강의에 나섰고, 그 결과 직원들의 의식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고객만족. 그러기 위해서는 질 좋은 서비스를 해야 한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지난겨울 어깨띠를 두르고 환자에게 인사를 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또한 엘리베이터 랩핑, 형광등 교체, 페인트 칠, 대기의자교환 등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작은 변화에도 일부직원들은 “곧 이사를 갈 텐데 뭐 하러 그런 것을 하느냐?”며 반대했고, 김 원장은 “단 하루를 있더라도 고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변화를 줬다. 그랬더니 고객들은 “공주의료원이 예전과 달라졌다”며 무척 좋아했다.

이제 공주의료원은 새로 지은 건물로 이사했고, 77억원을 받아 좋은 의료장비도 갖추었으며, 의사도 보강됐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 모든 조직은 시스템을 통해 운영돼야 하지만, 공주의료원은 그러한 시스템의 구축이 돼있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김 원장은 이에 따라 시스템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시스템만 잘 구축되면 원장이 바뀌어도 굳건하게 잘 운영되기 때문이다.

그가 꿈꾸는 공주의료원은 과거의 남루하고, 불친절한 의료원이 아니라,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새롭게 변신한 멋진 공주의료원. 그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그의 사명이 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인사권이 없어 시스템 구축이 어렵지만, 그러더라도 해야 할 일.

“공공병원은 첫째로 직원들이 주인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공주의료원은 도민, 시민의 병원임을 자각하고, 양심에 따라 주도적으로 근무하면 됩니다.

그리고 일류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우수인재, 유능한 사람을 영입해야 합니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입니다. 꼭 기존에 있었던 사람, 지역사람만을 고집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이 섞여야 새 물이 됩니다. 그리고 공주의료원이 일류병원으로 성장하기 위해 새 병원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도에서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안희정 지사께서는 저를 공주의료원장으로 임명하면서 ▲현금 유동성위기가 오지 않도록 할 것 ▲의료원 발전을 위해 자구적 노력 기울여 줄 것 ▲병원 이전을 잘 해서 성공적으로 정착되게 해 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한데, 직원들이 전부 경험이 없고, 원장이 실무를 안다고 해서 실무자가 되면 공주의료원은 원장이 없는 병원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원장에게 인사권이 없다보니 일류 병원이 되는 데 저항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공주의료원은 362병상을 갖추고 있다. 가동률은 90%정도. 100%가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간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원장은 청양에 있는 도립대학에 간호학과를 설치, 장학금을 주어 충남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일정기간 복무를 하도록 해 간호 인력도 양성하고, 간호원 부족 문제도 충남도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이러한 간호 인력은 노인전문 간호사로 양성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원장은 간호 인력이 확보되면 지금의 행정동을 지하로 옮기고, 450병상 정도로 늘려 부여. 청양, 계룡시 지역 환자까지 포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국민들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고 있는 충남소방공무원 2,100여명의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를 위한 60병상 정도의 소방병동을 만들어 국가, 지역, 국민을 위해 일하다가 고통 받는 소방공무원들이 떳떳하게 진료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선천성 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소아재활센터, 호스피스병동 운영, 노인이 되면 따라 오는 근골격계 질환, 노안, 치아를 위한 시스템을 갖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주의료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주의료원이 설립된 지 106년이 됐습니다. 이제는 100년의 역사를 새로 써야하는 시점입니다. 이제 공주의료원은 어르신을 위한 병원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공주를 비롯한 부여, 청양, 계룡 등의 지역이 고령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어르신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공주의료원은 공공의료시설로 저소득층을 위한 무릎인공관절을 담당하다 보니 거의 독점을 하게 됐고, 이로 인해 좋은 이미지도 있었지만, 너무 오래하다 보니 후계자가 없어지는 문제점도 발생했습니다.

저는 어떤 질환에 대한 특화보다, 노인이 편하게 치료받는 병원, 가장 보편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봅니다. 더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면 전문병원, 대학병원으로 가야하지요.

노인이 되면 서글퍼집니다. 노인이 불편할 때 편안히 진료 받고, 사랑방처럼 쉬셨다가 가실 수 있는 공간, 노인 친화적인 공주의료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공공의료기관은 지역민의 건강을 위해 서비스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지역민을 위해 건강교실을 열고, 건강검진을 하고, 이를 후속조치하고, 병의 진행상태를 추적해 집중 관리해 주는 것이 공공의료기관이 해야 할 일이지만, 아직 어떤 곳에서도 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 일을 공주의료원에서 하고 싶습니다.

또한 공주의료원을 다양한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하고자 합니다. 공주의료원은 지역민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인 만큼 상시 서비스 아카데미, 전시, 공연 등을 개최, 누구든지 와서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재능을 가진 시민들의 많은 참여와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언제든지 환영하겠습니다. 공연 등을 통해 마음이 유쾌해지면 병도 빨리 낫는다는 사실은 이미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습니다.”

김 원장이 직원들에게 바라는 것은 주인의식.

“원장은 3년 있다가 가는 사람입니다. 결국 주인은 직원이지요, 그런 만큼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옳은 길이라면 그 일을 해야 합니다, 도민, 시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는 직원들이 더 잘 알고 있고, 양심대로 하면 됩니다. 그리고 병원의 문제는 병원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외부의 의존은 바람직하지 않지요, 그리고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철학이 있어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내년에 계약할 때에는 ‘응급실에 환자가 왔을 때 별도의 수당 지급 없이 반드시 와서 해줘야 한다’는 조항을 넣을 것입니다. 연봉에는 이미 그러한 수당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그리고 공공의료기관은 지역민을 위한 의료시설인 만큼 이를 감안하고, 마음까지 치료한다는 마음으로 환자를 따뜻하게 대해야 합니다. 이러한 진료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제가 가장 크고, 중요하고, 많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김 원장은 공주시민들에게도 “공주의료원 직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근무하는 만큼 직원들을 격려하고, 병원서 불편한 것이 있으면 도에 가서 이야기 하고, 민원을 넣지 말고, 원장, 원무과장에게 이야기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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