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스토리텔링 작가/ 전주대 연구교수)

“장꽝 밑에 앵두 낭구, 그 옆으론 복상 낭구, 그 앞에 딸구 밭, 붝에는 아궁지, 살강위에 지랑 종지.”, “호맹이, 삼태기가 걸려있던 잿간, 올초망태를 맹글던 할아버지...”

이걸재(공주문화원 부원장)가 엮어 놓은 <공주말 사전>에서는 예전부터 공주사람들이 사용하던 오리지널 ‘공주말’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런 <공주말 사전>이라는 소중한 문화원형을 활용하여 공주에서는 적극적인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6년 11월 18일 오후 2시, 노오란 은행잎이 휘날리는 낭만이 가득한 경주문화원 안에서 열린 “경주말(語)의 보존과 활용방안 탐색(경주문화원 부설 향토문화연구소)”이라는 학술발표회 때 나는 ‘<경주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의 실제’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나는 문득 ‘공주말’은 어떤 보존과 활용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경주말’이 ‘신라어’를 계승하고 있다면 ‘공주말’은 ‘백제어’를 계승하고 있는 것은 명명백백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소중한 ‘공주말’에 대해 과연, 얼마나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이다.

경주에서는 지난, 2016년 10월 4일 오후 3시에 경주 “예술의 전당” 소공연장에서 ‘경주말겨루기 한마당(모디소!떠드소!즐기소!)’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왕년에 KBS에서 여러 편의 히트 드라마로 명성이 자자했던 엄기백(前 경주문화재단 사무처장, 경주시립극단 예술감독) 피디가 총감독을 맡아 진행했다.

나와 KBS 시절에 친분이 있었던 엄기백 피디는 학술발표회 당일 내가 ‘경주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발표 중에 제의한 “경주개-동경이 마을의 동물 테마파크 조성 스토리텔링 로드맵” 및 “춘강 정만서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개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리고 급기야는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춘강 정만서가 구사한 경주말을 가지고 재미난 연극 한 편을 만들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창작해 보라고 권유하기까지 했다.

참, 적극적인 제안이다. 그러면서 나는 생각했다. 그럼, 우리 공주는 어떻게 “공주말(語)의 보존과 활용방안 탐색”을 시작해야 할까?

<2016년 11월 18일, 경주문화원에서 개최된 학술발표회 모습 및 “경주말겨루기 한마당” 엄기백 총감독과 필자 모습>

<경주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댕겡이 마을에서 보는 동물이야기(1) : 댕겡이(동경이)>

댕겡이야! 니가 으르렁거리니꺼네 사양하로 갈 때느, 델고 나가머 아무래도 수웛지!
: 동경이야! 네가 으르렁거리니까 사냥하러 갈 때 데리고 나가면 아무래도 수월하지!
: “댕겡아! 댕겡아! 댕겡아! 나랑 같이 놀자”

댕겡이 - 개 중에느 댕겡이가기중 영악한데…, 여기가 바로 댕겡이 그러니까 개 중에서도 최고로 영악하게 똑똑하다고 치는 동경이가 사는 마을입니다. 자. 저를 한번 따라 크게 소리 질러 보실래요? “댕겡아! 댕겡아! 댕겡아! 나랑 같이 놀자”

꼬리가 없는 개가 경주°에 흖던 댕겡인데, 오새느 댕겡이로 모리는 사람이 많단 말시더, 꼬리가 없는 개로 유명한 경주를 주름잡던 경주개가 바로 동경이인데요. 요새는 동경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바로 여기 <경주개 동경이 마을>에 오시면 꼬리가 없는 멋진 경주개 - 동경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자. 저를 한번 따라 크게 소리 질러 보실래요? “댕겡아! 댕겡아! 댕겡아! 나랑 같이 놀자”

저 집 강생이는 꼬리를 사리고서 낑낑대딩이더. 우리 댕겡이가 으르렁거리니꺼네, 저 집 강아지는 꼬리를 사리고서 낑낑대딩이더댕, 다른 집 강아지는 용감한 꼬리가 없는 동경이만 보면 무서워서 꼬리를 감추고 낑낑대고만 있습니다. 참으로 재미있네요. 꼬리가 있는 것이 더욱 창피한 강아지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자. 저를 한번 따라 크게 소리 질러 보실래요? “댕겡아! 댕겡아! 댕겡아! 나랑 같이 놀자”

댕겡이가 강생이로 놓아도 의붓어미 제사느 지내야 대지요?, “동경이가 강아지를 낳아도 의붓어머니 제사는 지내야 된다”는 속담인데요. 그만큼 시집살이가 힘들었다는 이야기 같은데요. 얼마나 동경이가 가족 같으면 동경이를 비유했겠어요. 경주개 동경이의 인기를 실감하시겠죠?! 여러분! 여기 아름다운 용명리 탑골 마을에서는 예전부터 경주말로 “댕겡이”라고 불렀던 인기 많은 경주개 동경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살짝 비밀 하나 말씀드리면요, 경주말로 “댕겡이”를 부르면서 이곳에서 “댕겡이”와 함께 신나게 뛰놀다보면 여러분도 어느새 인기 만점인 유머가 넘치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자. 저를 한번 따라 크게 소리 질러 보실래요? “댕겡아! 댕겡아! 댕겡아! 나랑 같이 놀자”

사양하로 갈 때느, 우리 댕겡이로 델고 나가머 아무래도 수웛지요. 어떤 집운 댕겡이로 한 식구로 치는 집도 잇지, 사냥할 때 우리 동경이를 데리고 나가면 아무래도 수월하게 사냥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그만큼 우리 동경이가 용맹스러워 사냥개로서의 풍모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어떤 집은 동경이를 너무 사랑해서 한 식구로 생각했다는 것이죠. 사랑스런 댕겡이! 경주말로 부르니까 더욱 정겹습니다. 자. 저를 한번 따라 크게 소리 질러 보실래요? “댕겡아! 댕겡아! 댕겡아! 나랑 같이 놀자”

일제 말기에 일분°넘들이 댕겡이꺼정 다 뚜디리 잡어가아, 개터리기로 가아가는 바람에 댕겡이 시가 말러뿟지 머, 일제 말기 일본 놈들이 동경이까지 다 두드려 잡아가 개터럭이로 가야가는 바람에 동경이 씨가 말라버렸지 뭐예요. 참, 우리 용맹스럽고 멋진 동경이도 우리 민족이 남의 나라의 지배를 받으니까 같이 구박을 받았네요. 이제, 절실히 깨닫게 되네요. 우리가 우리 조국을 굳세게 지켜야 하는 이유를 말이에요. 동경이를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조국이 있어야 가능하네요. 지금은 너무도 자랑스런 조국 - 대한민국이 있어 동경이와 우리는 행복합니다. 자. 저를 한번 따라 크게 소리 질러 보실래요? “댕겡아! 댕겡아! 댕겡아! 나랑 같이 놀자” <by 스토리텔링 작가 海野 김미경>

<경주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댕겡이 마을에서 보는 동물이야기(2) : 야ˊ수(여우)>

살구ˊ 지ˊ릉 까아 야ˊ수 호ˊ린ˊ다, 야~ 향긋하다! 향긋하고 고소한 살구 기름을 바른 미끼를 참외 밭두렁에 놓아두면 여우가 그 향기에 홀려 결국 미끼에 걸려든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언제나 참을 수 없는 유혹이 우리를 홀릴 때가 있습니다. 그 유혹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항상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해야 합니다. 사람을 유혹하는 동물로 흔히 여우를 예로 많이 듭니다. “여우한테 홀렸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런데 경주사람들은 그런 꾀 많은 여우도 살구기름으로 잡는 지혜를 발휘하는군요. 여기는 옛날 옛적에 여우가 살았다는 깊고 깊은 산골짜기 - 경주 구미산 아래 “댕겡이 마을”입니다. 많이 많이 놀러오세요. 여우처럼 여러분을 홀릴 잘 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 분들만 이곳 <댕겡이마을 - 여우관에서는 환영합니다. 왜냐고요? 그래야 서로를 살구 기름으로 유혹해서 사랑이 이루어지죠?!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 - 댕겡이 마을, 여우관입니다.
<by 스토리텔링 작가 海野 김미경>

<경주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댕겡이 마을에서 보는 동물이야기(3) : 소ˊ(소)>

소ˊ느ˊ˜ 처ˊ˜이˜베 똥ˊ마 앰ˊ 마리ˊ머 사안ˊ다ˊ, 소처럼 우직하게 기다리면 자신이 이루고 싶은 일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혹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조바심이 나세요? 소처럼 묵묵히 열심히 일하면서 기다리시게요. 소처럼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면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기적처럼 살아날 수 있답니다. 여기 소를 감상할 수 있는 소관에서는 직접 상여집에 소처럼 자물쇠로 갇혀 있는 시간을 여러분에게 제공합니다. “내가 죽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상여가 있는 곳집에 앉아 있어 보십시오. 우리를 매일 비추는 밝은 태양과 맑은 공기조차 감사할테니까요. 우리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깨달고 인생을 살아나간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며 기다림의 미학을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때요? 언제 한번 댕겡이 마을, 소관에서 우직한 소도 구경하고 상여집 체험도 해보시지 않을래요?! <by 스토리텔링 작가 海野 김미경>

<경주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댕겡이 마을에서 보는 동물이야기(4) : 버엄ˊ(범)>

엉ˊ머ˊ구리 니ˊ도, 버어ˊ머ˊ리 보리ˊ 타아ˊ작ˊ카로 갇ˊ띠ˊ˜이˜나, 범 세 마리가 울었다는 “범울이”가 바로 “호명(虎鳴)”마을입니다. 그야말로 “범이 운다”라는 뜻 그 자체를 마을 이름으로 지은 것이네요. 참, 재미난 전설이지요. 범을 사람이 무서워 한 것이 아니라 범이 사람을 무서워해서 울었다니 참으로 해학적입니다. 그만큼 강감찬 장군이 용맹스러웠다는 이야기이겠죠?! 여러분도 오늘, 이곳 범관에서 범보다 큰 소리로 마음껏 소리 질러 보세요. “엉ˊ머ˊ구리 니ˊ도, 버어ˊ머ˊ리 보리ˊ 타아ˊ작ˊ카로 갇ˊ띠ˊ˜이˜나”하고요. 속이 후련해지셨죠. 답답할 때 이곳 댕겡이 마을, 범관으로 놀러오세요. 마음이 시월해집니다. 파이팅!!! <by 스토리텔링 작가 海野 김미경>

<경주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댕겡이 마을에서 보는 동물이야기(5) : 용ˊ(용)>

저엉마ˊ안쉐 문ˊ짜 애˜이ˊ˜라도, 배ˊ게느 청용ˊ 황요ˊ˜이˜ 길리ˊ읻따, 드디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당 정만서의 해학적인 허풍을 만날 수 있는 여기는 댕겡이마을, 용관입니다. 낡은 집에 흘러네린 빗물 자국을 보고 고당 정만서는 자기 집에 청룡과 황룡이 그려져 있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네요. 가난을 창피함으로 여기지 않고 재미난 유머로 표현하는 고당 정만서는 경주의 인기 만점 - 연예인이었습니다. 삶이 고달프세요?! 댕겡이 마을, 용관에 오셔서 웃음 짓는 청용과 황용도 만나시고요. 고당 정만서의 일대기가 담긴 재미난 이야기들을 만나 멋진 데이트를 즐기십시오. 어느새 입가에 저절로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게 되실 것입니다. 스마일 ^∪^ ~~~ 웃으면 복이 온대요.
<by 스토리텔링 작가 海野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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