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라우 바다 전경

우리부부는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4박 5일간 ‘팔라우’ 라는 생소한 이름의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팔라우’는 오세아니아 동북방 남 태평양상에 있는 공화국으로, 정식 명칭은 팔라우공화국(Republic of Palau)이며, 남태평양상의 도서국가로, 해안선의 길이는 1519㎞이다. 약 340 여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그 가운데 9개 섬에만 주민이 거주한다.

‘팔라우’의 수도는 멜레케오크 이고, 인구는 2만5천이며, 국내에는 1만 5천명에 외국인이 4천명이 거주하는 제주도의 1/4 크기의 적도 바로 위 5천 8백 개의 섬이 있는 섬나라이다.

팔라우는 제7대 대통령이 집권중이며, 3대까지 미국령이었다고 한다. 1997년 독립하여 미국 국적과 팔라우 국적이 상존하는 나라다.

팔라우는 전형적인 열대 해양성기후로 스콜이 자주 일어나는 곳으로, 야자 천국에 바닷물에 강한 열대의 상록수림 바닷물이 잎에 묻어도 잘 자라고 있고 또 미모사의 풀과 식충식물이 눈에 많이 띄어 신기했다.

팔라우 ‘코롤 섬과 말라칼 섬’다리 사이에 있는 롱아일랜드는 얕은 산호초에 열대어가 줄지어 놀고 있고, 학교 운동장 절반만 한 곳 에 조각 한 점과 커다란 배의 닻이 바닷가에 놓여있다.

이곳은 세계 2차 세계대전 중 한국인 포로 5천명이 섬과 섬을 이어 연결한 ‘아이고 다리’가 있다. 이 다리를 놓았던 한국인 징용자들은 일이 너무 힘들어 ‘아이고! 아이고’ 했다고 한다. 얼마나 많이 했으면 현지인들이 ‘아이고 다리’로 명명 했을까?

생각해 보니 가슴이 시렸다. 나 또한 선친이 징용으로 일본 본토 ‘당꼬’라는 탄광에서 3년간 고생을 엄청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팔라우 여행 두 번째 날에는 에피슨 박물관을 방문했다. 이 박물관에는 돌, 조개류의 생활도구 등과 생활상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전시물 중 한 장의 사진은 출산하고 100일 되었을 때 여인을 온갖 약초 물로 전신을 닦아주며 다산을 기원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기대했던 여행지인 선 셋 아일랜드 투어. 그런데 이 투어가 갑자기 불발되는 바람에 뜻 하지 않게 밤낚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100불의 돈을 주고 용기 있게 도전에 나섰지만, 난 단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 정말 손재주가 꽝 이었던 날이었다.

다행히 함께 한 일행들이 다랑어 한 마리와 많은 열대어를 건진 덕에 맥주 한 캔과 회는 먹을 수 있었으니 불행 중의 다행으로 생각됐다.

이처럼 여행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그래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에 감사할 뿐이다.

다음 코스는 유네스코 락 아일랜드(Rock Island)투어. 이곳은 2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이곳은 팔라우에서 꼭 가보아야 할 곳으로, 이 많은 섬들이 모두 석회암이다. 섬 모양이 모두 우산 형을 띈 게 참 독특하며, 산호초가 발달하였고, 수심이 낮다.

또 그 수많은 섬 사이에 단 한 군데 산호초로 이루어진 흙(산호 머드 팩)은 흰색을 띠는데, 머드 팩으로 사용하면 피부에 무척 좋다고 한다.

나도 전신에 산호 팩을 발라 보았다. 그랬더니, 기괴한 모습이 되어 이걸 사진에 고스란히 담았더니 여행의 소소한 추억으로 남았다.

다음에는 빅 드롭 오프 스노클링에 도전했다. 이제까지 스노클링은 10m 내외의 얕은 바다에서 해 봤지만, 이곳은 수직 절벽의 섬을 끼고 한참을 헤엄쳐야 하는 곳이다. 한편으로 겁도 났지만, 큰 용기를 내어 도전하기로 했다.

바다 속에는 많은 물고기가 있고, 바닥은 보이지 않으며, 온통 에메랄드빛으로 환상적이다. 말미잘도 여러 가지 모양 있는데, 크기가 큰 소쿠리보다 더 큰 것도 많다.

바다 속에서 멋진 수영을 뽐내는 물고기들의 유영을 가까이 보는 것은 그 어떤 말로도 다 표현 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넘쳐 났다. 난 이 깊은 바다 속에서 난생 처음 실컷 놀아 보았다.

롱비치의 하얀 산호모래와 바다 그리고 하늘이 대조적이었던 날에는 팔로우의 낭만에 젖어 비를 맞으며 걷고 또 걸어 보았다.

그러다 가이드는 얼굴 크기 정도의 불가사리를 잡아와 우리에게 멋진 포즈로 인증 샷을 날릴 수 있게 했다.

나는 산호석에 붙은 예쁜 산호도 주워 인증 샷을 남겼다. 이런 게 바로 여행의 재미가 아닐까!

‘저먼터널’은 팔라우 섬 주변에 큰 배가 들어오지 못하자 독일이 점령할 당시 수 km를 수중 폭파하여 터널을 만들어준 바닷길로, 잠시 들려 보았다.

다음 코스는 ‘무인도에서 바비큐 하기’인데, 절경의 산호섬을 두어 시간 가다 도착한 곳으로 가니 모래톱에 열대림이 자라고, 말집의 원두막 형 거처에 바비큐용 석쇠가 걸러있어 바비큐를 할 수 있게 준비해 놓았다.

바비큐 장 근처에는 야생 닭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중 수탉은 장끼만 하고, 암탉도 까투리만 한 게 엄청났다.

그런데 이곳 현지인들은 이런 야생 닭들은 잡아먹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라면 저 닭을 누가 가만히 지켜만 볼까? 아마도 씨가 마르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무인도 바비큐 장 근처는 노랗고, 탐스럽고, 보기 좋은 상황버섯이 6개 정도가 보였다. 가이드한테 알려 주면서 “더운 지방엔 상황버섯이 많다”고 아는 척을 했더니 가이드는 “잘 모른다”고 한다.

이번 팔라우 여행에서 맛있다는 코코넛 크랩을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크랩 구멍은 열대림 곳곳에 뚫려 있어 한번 잡아 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는데, 밤에 나 홀로 나오기가 어려워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팔라우의 마지막 날 이번 여행의 여정을 마무리 할 세먼터리 체험은 펀 다이빙에 도전하는 것.

펀 다이빙은 스킨스쿠버 다이빙으로, 100$씩을 주고 할 수 있다. 조금은 겁도 났지만, 전문 강사가 따라 주어 안심이 됐다.

10m 이상 잠수를 하면서 만나는 큰 말미잘, 해삼, 열대 나비 고기 때, 이름 모르는 큰 열대 물고기 등은 날 감탄 시켰다.

그리고 샤크 아일랜드에서의 스노클링 후 식사는 팔라우 수산물이 주 요리로, 팔라우의 수산물을 실컷 맛볼 기회가 됐다.

특히 자이언트 크랩 대왕 조개는 무섭도록 커 겉만 살짝 만질 수밖에 없는데 이게 100KG이 넘는 다니 입이 쩍 벌어질 뿐이다.

이번 여행지 ‘팔라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일본군으로 끌려와 착취와 근로에 동원 되어 일본군을 무찌르려던 미군 5천명이 모두 죽었던 실제 장소로, 바다 속에는 일본군 군함이 70년 넘게 누워 있다.

그 일본군 군함에는 아름다운 수많은 산호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의 천국인‘팔라우’에 일본군의 무지한 이야기와 아이고 브릿지에 동원된 한국인의 처절한 징용의 역사, 착취근로가 공존하고 있다.

이 모두 현재를 사는 우리가 잊고 있는 옛 일본의 참상이니 난 다시 일본을 미워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 부부만의 팔라우 여행은 조금 불안했지만, 현지에서 만난 친절하고 젊은 주원돈 씨 부부를 만나 ‘팔라우’의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즐겼던 추억은 오랫동안 마음을 설레게 했고, 소중히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 세계2차대전 시 한국징용근로자들이 놓았다는 '아이고 다리'를 지나고 있다.
▲ 스노클링에 도전하기 위해 바다에 들어가 있다.
▲ 아름다운 산호초 바다 전경
▲ 숙소 근처 전경
▲ 소쿠리보다 더 큰 말미잘이 해변에 있다.
▲ 바비큐장 근처에는 큰 닭이 자유롭게 다니고 있다.
▲ 우리 부부. 산호머드팩을 잔뜩 마르니 희귀한 모습이 되어 버렸다.
▲ 에피슨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 속 여인과 아기 모습.
▲ 바닷 속에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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