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래 놀이 가운데

어른 아이 할것 없이

누구나 즐겨하는 것 가운데 하나로

윷놀이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 통이나, 저자거리 마당에서

어른과 젊은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 윷판을 만들고 편을 갈라서

갖은 동작으로 하늘 높이 윷을 던지며

걸어가자 떡 사줄께

하면서 놀아 대던 그 떠들썩함이

소통의 장이 되었고 통합과 화합은 물론이고

상호간에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잡고, 잡히고, 뒷도까지 만들어서

이기고 지는 묘미를 한껏 즐기게 하는 놀이는

우리의 미묘한 승부욕을 자극하기 일쑤였고

때에 따라 말을 가는 과정에서는 같은 편끼리도

서로 언성을 높여 가며 야단을 벌였지요. 


일종에 마당놀이 라 할 수 있는 그런 놀이는

아이들에게는 팽이치기 제기차기 자치기 등등

수많은 놀이로 웃음과 건강을 한꺼번에 얻게 하는

중요한 놀이 문화가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조선시대 소위 양반이라는 이들의

자제들이 모여서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이 오르는 과정 놀이 가운데 하나로

승경도라는 놀이가 있었다면고 한다면

그 승경도의 원형에 가까운 불가의 놀이가 있었으니

바로 서산대사가 옛법을 바탕으로 창안하였다고 밝힌

성불도 놀이의 원형인 고려조에 만들어진

현행서방경에 나오는 불가의 놀이문화가 그것입니다.

나는 지금도 사찰에서 면면이 내려 오는 성불도 놀이를

마당놀이로 판을 키워서 사찰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일반의 놀이 문화로도 정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여러가지 궁리를 해 보다가

기존의 성불도 놀이판을 키우고

주사위도 크게 만든 다음 나무아미타불 여섯글자를

한글로 적되 가장 중요한 타와 불만 적는 것으로

누구나 하기 쉬운 마당놀이 성불도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성불도 놀이판을 좌우 오미터 내지 십여미터 크기로 제작하고

주사위 세개를 참여하는 사람들 각자가 지니고 운용하면서

주사위를 던져 나온 지시대로 자기의 불패를 옮기기도 하지만

또 다른 방법은 자기 몸이 지정된 곳으로 옮겨 가면서

참여자들이 직접 육도세계의 이름을 소리내면서

옮겨 다니는 역동적인 놀이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지옥에 갔다 하면 “아이고 지옥에 가셨네” 하고 놀리고

무골충이나 관노가 되면 또한 그를 놀리기도 하며

당사자는 '내가 지옥에 있다고 얼마나 있으랴

자네도 한번 와 보시게 얼마나 좋은가' 하면서

넉살좋게 맞받아치는 재미를 느껴가며

필경에는 모두가 부처가 되는 놀이가 되는 것이니

이 아니 좋겠습니까. 


승경도 놀이에서는 제일 많이 올라야 영의정인데,

요즘 민주주의 시대에 영의정보다 더 높이

대통령을 쓴다 하여도 누가 시비는 하지 않을 것이지만

성불도에서는 애초부터

모두가 부처가 되는 평등무차별의 놀이가 구상되어 있으니

부처의 사상과 윤회하는 세상을 놀이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접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놀이문화입니다.


각 사찰마다 법회가 있거나, 재가 있을 때

혹은 템플스테이를 하는 경우에 활용하여도 좋고

이 확대한 마당놀이 성불도 놀이를 가지고

대웅전 앞마당이나 박물관 마당 혹은 외국에 나가서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원이나 거리나 광장에 모여

시연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불교를 포교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 될 것입니다.


추석날도 불자들과 같이 성불도 놀이를 해 보는데

불교에 이런 놀이가 있었느냐며 재미있어 하니

9월 25일부터 10월 2일까지 백제문화제가 열리는 가간에

나는 이 마당놀이 성불도 놀이가

백제문화제 메인 프로그램은 아니라도

일천오백여년 전 백제의 국찰인 대통사를 알리고,

마당놀이 성불도 놀이를 보급한다는 차원에서 들고 나가

10월 1일 토요일 오후 2시에 대통사지 마당에서

소문 듣고 오시는 불자와 유치원 학부모 및 아동들과 같이

마당놀이 성불도를 시연하려고 합니다.


놀이를 위하여 주사위를 칠팔십조를 따로 만들고

성불도판을 사진으로 찍어서 확대하여 천에다 인쇄하는데

우선 글자의 선명도 등이 원하는 만큼 되지 않아 아직 미흡해도

앞으로 성불도 놀이판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하는 방식을 통해

글자가 더욱 더 선명하게 ?た?수 있도록 만 한다면

만사가 불여튼튼의 오케이 수준이 될 것입니다.


이 성불도 놀이는 여러 가지로 변형을 시켜 가면서

놀이의 완급도 조절하고 참여자들의 재미도 증진시키며

육도에 윤회하는 괴로움도 조금 맛보다가

금새 수행의 길로 들어서서 하나 둘 점차가 올라

승진해 나아가는 묘미도 맛 볼 수 있고

마지막 대각의 자리에 올랐을 때는

붉은 색 불자가 나와야 부처가 된 것으로 간주하던 것을

‘삼불이 나와야 부처로 인정 한다’는 방식으로 바꾸면

3불이 나올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만큼 열심히 놀다가

정이나 안 되겠을 때는 2불로 낮추어 가는 방법을 써 가면서

염불과 공부와 놀이와 성불을 동시에 이룰 수 있으니

컴퓨터와 스마트 폰의 게임에 매달려 있는 자녀들에게도

아주 좋은 놀이 겸 공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의도하는 바대로 되기만 하면 백제문화제의

그 어떤 프로그램 못지않은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게 되는 시연회가 될 것이기에

불교 TV 대전충청지사장에게도 와서 찍어다가

방송에 한번 내 보내 보라 당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마당놀이 성불도로

새로운 불교놀이문화가 만들어 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봅니다.

법당이나 큰 방에서 둘러 앉아 하던 놀이가

이제는 마당이나 공원에서 큰 소리로

다 함께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수 십 명이 다 같이 참여하는 놀이로 바뀌어 간다는 것은

염불을 주된 공부로 삼아 하는 만일 염불회 회원들이나,

염불선을 주로 하는 스님과 불자 수행자들에게도

승속을 막론하고 좋은 여가의 공부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만약 서울 광장에서 성불도 놀이판을

최신 기술인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하여

대략 20여미터 이상 크기로 제작하고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시 참여의 기회를 주어보면

불자는 물론이요 내국인과 지나던 외국인조차

호기심을 가진 눈으로 동참하고 불교의 수행과 진수를

맛보게 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여겨집니다.


나는 원효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이나

대중이 모이는 큰 법회가 있는 날이면

법회와 공양을 마친 후에 남아있는 불자들과 함께

너른 마당에서 성불도 놀이를 하면서

제일 먼저 부처가 된 사람에게 미간백호를 상징하는

둥근 스티커를 이마에 붙여 주고

부처가 되셨으니 설법을 하시라 청하든지

가사를 수하게 하고 사진을 찍어 주든지

아니면 부처를 이루는 사람마다

작은 선물을 하나씩 공양 올림으로써

부처님 오신 날을 축제의 날로 만들어 가려 합니다.

 


없는 새것을 만들기보다

기존에 있는 것을 잘 활용하여

온고지신하는 마음으로 살펴보다 보면

우리 불교가 가진 무궁무진한 소재들이 곳곳에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옥 아귀 축생 등에서 비상비비상처천까지

욕계 색계 무색계를 거듭 윤회하고 돌다가

마침내 염불 간경 참선수행의 길로 들어서는 순간에는

비록 놀이일망정 마음이 홀가분하여

마치 금방이라도 해탈 열반의 길에 들어 선 것 마냥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되는 것을 경험해 보면

누구라도 이 성불도 놀이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공주 차 회원들이 정성스럽게 육법공양도 올리고

공주문협의 박정란 보살님에게 부탁을 하여서

흔쾌히 응하신 대통사지 당간지주 시 낭송도 올리며

차 회원들이 준비하여 내는 감로차 한잔을 먹고

한바탕 마당놀이 성불도로 회향을 하고 나면

백제문화제의 말미에 우리 불가의 놀이문화 하나가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엄마 아빠들과 같이 나와서

주사위를 던져가며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아가들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기만 합니다.


오시는 불자와 참여자들께 드리려 준비한

작은 선물이 모자라서 어떡하느냐 걱정할 만큼

여러분이 오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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