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껍질 같은 서안의 밤을 떠나 열차로 난주, 무위 까지

 

중국의 중원지방에서 시작, 허시후이랑을 가로질러 타클라마칸 사막 남북 가장자리를 따라서 파미르 고원과 중앙아시아 초원을 달려 이란고원을 지나서 지중해 동안과 북안에 이르는 총 길이 6.400km를 사람들은 '실크로드'라고 한다.

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이 독일인 지리학자 리히트호펜. 참으로 장대한 길 중 서안에서 돈황까지 그 알맹이의 알찬 길을 특급뉴스가 이번에 7박8일이라는 여정으로 떠난다.

우리는 7월 6일 새벽 3시 공주 둔치를 떠나 9시 15분에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제 마음속으로 가보고 싶었던 7박 8일의 장고의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모두들 기대감에 부풀어 비행기안에서도 즐거운 표정들이다. 비행기안에서 간단하게 국내영화 한편 ‘더 폰’을 보고 나니 서안이다.

후끈 한국보다 끈적한 기온이다. 잠시 훅 들어오는 더운 열기를 마주하며 점심식사를 하고 당현종과 양귀비가 시대의 사랑을 나누었다는 그 유명한 ‘화청지’를 향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서안의 거리는 이미 중국의 옛 부흥기를 꿈꾸는 듯 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건설현장의 모습들이 몇해만 지나면 정말 새로운 모습으로 우뚝 우리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들 정도였다.

그것은 낮에 방문했던 ‘화청지’에서 우리 일행을 야외무대에서 저녁에 공연으로 보게 된 ‘장안가’ 야외무대에서 더욱 실감했다.

아무것도 없던 그 정원에 놀랍도록 단단하고 2천석이 넘는 좌석이 만들어지고, 배경으로 꾸며진 전체산의 화려한 불빛과 정원에서 쏟아내는 물줄기와 불줄기, 거대한 규모의 배우들의 모습들은 감히 흉내낼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입만 벌리고 있다가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다. 매일 저녁시간 두 번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발디딜틈도 없이 많은 관람자들 모습에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더위를 식히는 시원한 여름저녁에 그것도 ‘화청지’에서 ‘장한가무쇼’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또 한줄기의 상상력을 갖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말로만 듣던 병사와 말모양의 도기들이 무더기로 발견되어 화제를 모았던 ‘병마용갱’을 찾았을때는 또 한번 지하역사의 웅장함에 짧은 시간을 한탄해야 했다.

이튿날 우리는 ‘진시황릉’과 ‘섬서역사박물관’을 찾았다. 빼곡한 사람들틈을 비집고 중국의 3천년 역사를 보았다.

‘비림박물관’에서는 서예의 한획을 그었던 구양순을 비롯한 옛성인들의 글씨체를 볼 수 있어서 묵향의 진한 향내가 마음을 안정되게 했다.

그 힘을 얻어 ‘문서거리’에서 몇 개의 물감과 붓을 사서 뿌듯한 마음으로 나섰다. 함께 동행한 유종화 사장도 붓 한자루를 사면서 흐뭇해 한다.  너무 빠듯한 일정에 발을 구르며 일행에 묻힌다.

오늘은 이제 장고의 길, 실크로드를 가기 위해 서안을 출발하게 된다. 그것도 기대감이 부푸는 열차편으로 11시간을 달려 난주에 도착하게 된다.

난주에서 더듬는 실크로드 3일째

일행은 아침 7시 30분 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비천재주점 호텔로 이동해 조식을 먹었다. 어느곳이나 마찬가지지만 현지식보다 호텔식은 골라서 먹는 재미에 안심을 하게 된다.

편안하게 밥을 먹고 경태로 3시간을 달렸다. 세계4대 문명의 발원지 황하를 향해 가면서 우리는 이미 낙타등처럼 변해버린 산언덕을 보았다. 서안에서 출발하면서 점점 물이 말라가면서 산이 말라가고 들이 말라가고 이에 따른 농작물도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바람과 함께 굳어버린 흙은 또 하나의 절벽을 이루고 있었다. 바람의 향기에도 조용히 숨을 쉬지 않을 듯 황하를 감싸고 못내 굳은 표정으로 우뚝 서 있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황하강의 물줄기를 따라 양가죽 배를 타고 그 시대를 음미해 봤다. 기암절벽과 병품처럼 형성된 황하석림을 구경하면서 현지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했다.

그곳 특유의 기후로 만들어내는 달콤한 사과와 대추는 황하의 바람과 물줄기를 그대로 받고 있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지만 빠르게 변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경제발전을 실감하는 여정이다.

중국은 많이 변하고 있다. 눈으로 실감할 정도로 쓸 수 없는 땅에 물줄기를 대어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를 심는 거대한 농토로 만들어 지하역사뿐만이 아닌 세계역사를 지배하려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느끼며 우리는 실크로드의 여정을 또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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