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이다
공주 산성시장 골목길을 돌다보니
닭강정집 옆에
탐스런 청포도알이 주렁주렁하다.
가던 길을 멈추고
칠월이면 주저리 주저리 낭송하던
시 한편을 되뇌여 본다.
옆에서 가게 앞 어르신이
덩달아 소녀 마음을 갖는다.

골목길 안에는 청감과 대추가 이만큼 커가고

능소화 꽃잎도 붉은 열기를 품는다. 귀인처럼...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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