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정림사지(사적 제301호)는 부여정림사지 5층 석탑(국보 제9호)과 고려시대 만들어진 정림사지 석불좌상(보물 제108호)이 있는 곳으로, 백제와 고려의 문화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부여 정림사지는 백제가 부여로 도읍을 옮긴 시기(538-660)의 중심 사찰이 있던 자리로, 사비도성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정림사의 주요 건물 배치는 중문, 오층석탑, 금당, 강당에 이르는 중심축선이 남북으로 일직선상에 건물을 복도로 감싸고 있는 배치를 하고 있고, 가람 중심부를 둘러싼 복도의 형태가 정사각형이 아닌, 북쪽의 간격이 넓은 사다리꼴 평면으로 되어있으며, 불교의 3보(불, 법, 승)를 모두 구비한 백제고유의 사찰로 잘 알려져 있다.
정림사지의 정림사 5층석탑(국보 제9호)은 백제가 도읍을 옮긴 후 6세기말에 세워진 석탑으로, 탑의 모서리에 세운 배흘림기둥과 넓은 지붕돌 등은 따로 만들어 짠 탑으로 목조건축의 구조를 모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5층 석탑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과 함께 백제시대의 석탑의 특징을 잘 보여 주며, 정돈된 형태, 장중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이 백제인의 솜씨를 보여준다.
정림사지 5층 석탑의 1층 몸체 돌에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킨 다음 그 공적을 새겨 넣어 이것은 당시의 상황을 잘 말해주는 귀중한 역사적인 자료로 쓰이고 있다.
또한 2006년에 건립한 정림사지박물관에서는 정림사지 5층 석탑의 구조, 석탑건립 밀랍인형, 백제건축 등을 상세히 알 수 있게 전시, 보는 이의 이해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