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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투 2015 GNAP-INDIA 참가 리뷰
2016년 01월 04일 (월) 16:55:55 김혜식 slmn85@naver.com

   
▲ 2015 GNAP 전시 포스터

1. 인도의 북서부 록팟으로 가다

『야투의 2015 Global Nomadic Art Project(GNAP)-INDIA』가 지난 2015년 11월 17일부터 12월 22일까지 5주간 야투 (YATOO) 주최, 인도 문화원 주관으로 인도 구자라트 지역을 중심으로 열렸다.

이 행사에는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는 인도의 미술가들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작가 25명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한국의 작가는 6명이 참가했으며, 나도 동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금강 자연 비엔날레로 더 유명해진 야투의 여러 사업 중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의 이응우 작가와 인도의 작가이자 아트디렉터 소무( SOMU DESAI) 가 진행했다.

우리나라 작가 6명 중 3명은 먼저 11월 17일에 출발했고, 중부대의 허강 교수, 강희준 작가와 나는 12월 2일에 합류했다.

뒤늦게 합류한 3주간의 일정은 결코 짧지 않게 생각했지만, 막상 해 보니 3주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란 것을 알았다.

주제인 ‘노마드(Nomad)’는 ‘유목민’ 쯤으로 해석된다. 자연 미술가들이 만나 노마딕 아트를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유랑하듯 자연 속에서 얻은 영감을 가지고 자연을 소재로 작품을 하고, 자연에게 돌려주고 오는 것을 말한다.

만드는 것이 중요 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놀면서 내가 자연이 되어보는 일에 더 의미를 둔 노마딕 아트의 원조는 공주 연미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야투(자연 미술가 협회).

이들은 ‘자연미술’이라는 장르를 노마드로 확대시켜 붐을 일으켰고, 인도로 모인 세계의 작가들의 반응은 열정적이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은 지난해 8월에 우리나라에서 먼저 테이프를 끊었다. 20일간 우리나라에서 먼저 ‘발끝에 핀 꽃’이란 주제로 총 8개국(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일본, 이란, 인도, 미국, 프랑스)24명의 작가들이 모여 『2015 글로벌 노마딕아트프로젝트-코리아II』 를 펼쳤었다.

이번 인도의 노마드는 그 연장선이다. 우리 일행이 12월 2일 출발해서 그곳에서 합류 할 때에 그들은 인도의 북서쪽 파키스탄 국경과 맞닿은 록팟지역에 있다고 했다.

그곳까지 찾아가야만 했다. 여정은 녹녹치 않았다. 인도는 생각보다 참으로 멀었다. 인천 공항에서 오후 2시경 출발 델리까지 11시간 반이나 소요됐다.

델리에서 다시 국내선으로 아마베다드까지 가기위해 델리공항에서 6시간쯤 머무르고, 다시 1시간 반쯤 걸려 아마베다드에 닿았다.

거기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는 택시를 타고 족히 9시간을 달린 끝에 3일 저녁 무렵에 일행들이 머무르는 록팟에 닿았다.

그곳에는 고기국물은 엄두도 못내는 채식식당의 커리 음식, 흔한 맥주 한잔 사 먹을 수 없는 무(無) 알콜세상, 그리고 모든 음식은 손으로 먹어야하는 수식문화권의 낯선 환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허강 교수는 차창 밖 들판의 흔 하디 흔한 염소 떼와 소 떼를 보고 휴게소에서 “양고기식당이라도 먹고 가자”며 기사에게 “램, 램” 하다가 “메 헤헤” 하고 울음소리까지 외쳤다.

급기야 포크와 나이프를 종이에 그리고, 접시에 양을 한 마리 얹어 그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목적지인 록팟으로 갈 때까지 양고기는 구경도 못하고, 입에 맞지 않은 커리(curry: 강황 등 여러 향신료를 사용해 야채나 고기 등으로 맛을 낸 아시아 요리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어식 발음인 카레(일본어: カレー)라고 불림)만 나와 꼬박 굶을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선 먹거리에 대해선 더 이상 기대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맵거나, 짜거나 매운 커리가 우리를 인도(引導)하기 시작했다.

록팟이란 지역은 인더스 문명이 일어났던 지역으로, 한 때는 파키스탄 영토이기도 했던 분쟁지역이다. 이 때문인지 아직도 인도 군인 (BSF)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사막인 이 지역은 1800년대 초 8년에 걸쳐 요새를 쌓고 쌓은 지 10년 만에 지진이 나는 바람에 아직도 침식이 계속되고 있는 황량하고 외진, 관광객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곳이었다. 200년이 넘었으나, 지진의 잔해는 아직도 복구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록팟 요새 들판에서 저녁 식사를 시작으로 일행들과 합류했다. 먹을거리 뿐 만이 아니라 우리와 언어나, 영혼까지 다른 사람들과 만남이 시작된 것이다.

인도영어뿐 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영어가 뒤죽박죽 엉켜 ‘하우 아 유, 나이스 투 미트 유!’ 이후에는 아무 말도 통하질 않았다. 야투의 프로젝트라더니 정말 그곳에 나는 던져졌다.

2. 하얀 사막( White Rann)에서 경계를 보다

작업에 동참하면서 예술이라는 영역에서 자연이라는 소재는 무궁무진 하지만, 결국 ‘나’라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결국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나와의 경계 속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음 깨달았다.

그 지역 자연을 통해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 환경을 예술이라는 장치로 소통하게 만들었으며, 인도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경계들 속에서 작업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내가 본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 방향에 대한 콘셉트를 정해 나갔다.

먼저 우리가 간 곳은 파키스탄 국경이었기 때문에 우선 대치된 나라와 나라사이의 묘한 갈등과 경계가 보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인도는 철저한 계급사회가 보였다. 사람과 사람이 계급으로 분류되면서 그 사이의 묘한 경계들이 보였다.

세 번째는 종교에서 오는 사람과 동물 사이의 묘한 경계였다. 사람이 우선인지 동물이 우선인지, 그 중에는 동물보다도 못한 대우의 계급이 존재했다.

네 번째로 사막화 되고 있는 땅에서 살아남거나, 도태되는 자연과 자연의 처절한 경계들 속에서 어떻게 소통하고 살 것인가가 대두됐다.

그렇게 네 꼭지로 나눠지는 주제의 방향 안에서 함께한 3주간의 일정은 내 일생 중에 생소하고 신기한 경험의 연속이었다.

사진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곳에 참가하기 전까지는 나는 다른 장르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했다. 사진이라는 장르 자체가 카메라라는 기계적 장치로 얻어지는지는 2차적인 부산물의 작품이기 때문에 자연미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연미술이란 영역 속에 사진은 중요한 표현 수단이 되어주었다. 공주에서 시작한 자연미술가들이 지금까지 35년 동안 금강 혹은 공산성, 장군산 같은 곳에서 처음 시작할 때부터 부터 미술을 전공했다는 인연으로 관심을 가지고 공주에서 벌어지는 미술행사는 빠지지 않고 구경을 다니려고 노력했었다. 아마도 그런 관심이 발을 들이게 된 인연을 갖게 했던 것 같다.

처음 그들은 그냥 버려진 나무나 흙, 혹은 돌을 가지고 특이하게 작업한다고 생각했었다. 흔히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영원하길 바라기 때문에 작품이 몇 년간 보존되는가는 꽤 중요한 문제이고, 보존에 따라 작품의 가치나 가격이 매겨 지기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다.

그러나 자연미술가들은 그런 것들은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것 같았다. 자연은 내 것이 아니라 자연의 것이라는 그들의 생각을 이번에 이해하게 된 셈이다.

그들이 세운 작품들은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무너지고 제 있던 곳으로 스러지게 둔다. 자연은 자연의 것이지, 사람의 것이 아니라는 명제가 보였다.

그러기에 그런 것들을 경험하기에 이번 인도에서의 프로젝트는 제격이었던 것 같다. 파키스탄 근처의 록팟요새(Lakhpat Fort), 소금밭에서 살다가 사라져가는 밍글로브 숲(Mangrove forest), 검은산 블랙 마운틴(Kalo Dungar black mountain), 신기루가 보이는 파키스탄에 닿을 것 같았던 소금사막(Hodka, White desert), 그리고 바로다 시가지에서 벌인 허강교수와의 퍼포먼스 (달을 낙타 마차에 매달고 왕궁 앞까지 시내를 달렸다).

스코틀랜드작가 닉키와 콜라보 작업(인도에 와서 10개의 나무를 타기로 했단다. 그 중에 3개의 나무타기를 촬영하여 콜라보로 전시했다). 그리고 틈틈이 작가의 작업 과정을 촬영하거나, 시내에 나가 새롭게 보이는 인도를 촬영했다.

3. 마지막 일정인 ITM 대학의 작품 설치와 결과 전시

마지막 일정의 ITM 대학의 합숙 작업은 작가들의 설치작업이었다. 대학에서 작가들을 초청하여 숙식을 제공하고 작업과 세미나나 워크샵 과정에 그 대학 학생들을 특별수업으로 합류시키며 작가들을 작업으로 돕도록 배려해 주었다.

인도의 환경을 고려 할 때 외국 작가들에 대한 최고의 배려와 대우였다. ITM 대학이 있는 구자라트의 바라도라 지역은 간디의 활동무대로 유명하고 현재 수상의 출신지라고 했다.

그리하여 인도의 도시 중, 그중 도로망도 잘 되어있고, 깨끗한 곳이라고 하니 대략 다른 도시는 어떨지가 가늠이 됐다. 인도에서 제일 좋다는 미술대학도 바로다지역에 있다고 했다. 문화 예술에 대한 긍지가 높은 도시였다.

설치 작품은 ITM 대학에 기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인도의 한국문화원에서는 그동안의 작가들의 작업과정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보여 주기로 했다.

또한 후속전시로 델리의 갤러리에 교섭하는 등 인도의 디렉터 소무는 자연미술에 아주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다음은 이란과 아프리카 쪽에 GNAP 일정이 구체화 되어 가고 있다고 하니 기대된다. 나가서 보니 대한민국의 작은 소도시 공주에서 시작해서 활발히 뻗는 자연미술과 GNAP 프로그램은 금강 자연 비엔날레만큼이나 아주 많이 부러워하는 훌륭한 프로젝트였다.

작년 금강 자연 비엔날레 큰 주제가 ‘옆으로 자라는 나무’ 이었던 걸로 안다. 사막에 나가서 보 옆으로 자라는 나무가 주는 의미는 사막에서 살아남는 새로운 힘 이란 것을 알았다.

이제 한국의 자연미술에 대해, 아니 공주의 자연미술에 대해 긍지를 가져도 좋겠다. 이제 모든 예술은 자연과 환경을 도외시 할 수 없는 안 되는 상황이며, 공주는 그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번 GNAP를 통해 내 사진이 다른 장르의 예술과 어떻게 어울릴 것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돼 감사하며, 공주 자연미술라는 장르를 세계 속에 알리는 야투 팀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 전시오프닝을 마치고 전시에 참여 했던 작가들과 ITM 대학 미술과 학생들과의 기념 촬영
   
▲ 한국작가 이응우의 '인도의 신성장'
   
▲ 한국 작가 허강교수의 '달 퍼포먼스'
   
▲ 한국 작가 강희준의 '인도 공작새'
   
▲ 프랑스 작가 프레드의 '초상'
   
▲ 이란 작가 마흐무드 막타비의 퍼포먼스
   
▲ 인도 작가 닝쿠와 기념사진
   
▲ 한국 작가 김혜식의 '경계 시리즈 중 3번
   
▲ 한국 작가 김혜식의 ' 화이트 데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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