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진열대 위 탐스런 과일들
한 귀퉁이 버려진 썩은 사과
제 목 썩히며 향기 곱다.

자릿세 없는 시장바닥 구석진 자리
시린 손 호호 불며 바지락 까던 어머니
올망졸망한 자식들 등록금 마련하느라
늘 빈 손이던 어머니


바지락 한 바가지
사과장수와 맞바꾼 파지사과 한 자루
벌레 먹고 썩은 것뿐이지만
사과는 본래 그런 줄 알았다.

도려내고 깎아내며
이런 것이 제일 맛난 거여
달래시던 어머니에겐
사과향기가 배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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