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들어가는 모래언덕에
들어가지 마세요.
튼튼한 동아줄이 떡 버티고 서 있다

아담에게 따먹어선 안 된다던 선악과
선을 쳐놓는 순간
선, 그 선이라는 것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튼튼한 동아줄 밑으로
선을 넘는 것들은 또 있었다
납작 엎드려 일제히 바다를 향해
기어가는 순비기나무

그들을 마주하는 것은 오만한 소금기다
폭풍이라도 치는 날이면
해변의 잡풀들은 다 고개를 숙인다.

순비기나무라고 왜 몰랐겠는가?
그 선 바깥엔 짜고 아리고
어두운 것들이 있다는 걸
선을 넘는 것은 그들의 본성이고 삶이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