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가 권유한 봄비 내리는 곰나루

임동식 화백(68)이 가는 붓으로 옮긴 공주의 풍경 20여점이 서울 이화익 갤러리에 걸린다. ‘사유의 경치 Ⅱ’로 이름지어진 이번 전시회에는 그림 같은(?) 그의 그림 20여점이 전시된다.

1980금강현대미술제 1981-1998야투 1991-98 금강국제자연미술전, 1993-2001 예술과 마을 등 30여 년간 그리기대신 야외현장미술작품을 하며 그 내용의 여러 프로젝트들을 기획 창설 하는데 전념했던 임동식 화백.

당시의 그가 현재와 같은 재현성을 중심으로 가는 붓을 사용해 기름을 섞지 않은 유화물감으로 입자성을 나타내어 그리는 풍경화를 그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작가자신도 놀라고 있다.

임동식 화백에게 있어 그동안 색채는 그리 대접받지 못한 미술적 요소였다. 임 화백은 화폭에 무엇을 그릴까 하는 것이 화두였을 뿐, 어떤 색을 사용할 것인가는 그리 중요시하지 않았다. 스스로 색감에 대해서는 ‘색치’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런 그가 색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공주시 신풍면 원골마을에서였다. 그는 2003년 농사와 자연물 채집생활을 하는 친구의 권유로 친구의 안내에 따라 자연현장에 나가 '친구가 권유한 풍경' 시리즈를 그리게 된다.

▲ 원골에 온 손님들1

원골로 입주하여 생활한 10년간은 농사짓는 자연인들과의 만남 그것이었으며, 그분들을 통하여 자연적 삶에 대하여 배우는 새로운 시간이었다.

작가는 그간 주로 전문미술인들과 어울렸던 생활에서 벗어나 평생을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 마을주민들과 만나게 된다. 이러한 만남은 그에게 새로운 눈을 선사한다.

원골마을에서 생활하며 매일 접하는 마을주변의 자연환경은 현실 속에 있지만, 환상 같은 세계였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자연은 그의 붓을 과장도, 생략도 없이 보여 지는 그대로를 접근하여 그리는 방향으로 이끈다.

2000년대 초 원골마을로부터 공주시내로 나온 임동식 화백은 거의평생을 농사와 산나물, 버섯, 미꾸라지, 우렁 등 채집생활을 하는 동갑네 친구의 권유에 따라 본격적으로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자신보다 훨씬 더 자연을 접하며 살아온 친구가 안내하고, 권유하는 내용이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자 자신의 선택과 결정으로 그렸다면 결코 그려지지 않을 그림들이 탄생했다.

한 화면에 두 개 이상의 방향이 그려지는 ▲친구가 권유한 양쪽방향 ▲친구가 어릴 때 매일 할아버지복숭아과수원에 일하러다니던 공주 곰나루 황토길 ▲친구가 권유한 봄비나리는 곰나루 ▲친구가 권유한 쌍 버드나무 보이는 풍경 등이 그것이다.

▲ 친구가 권유한 양쪽 풍경

이러한 친구가 권유한 풍경시리즈가 주변에 알려지자 이번엔 고교동창인 다른 친구가 진돗개를 데리고 작가를 자신의 고향 앞산으로 이끈다. 그래서 탄생한 그림이 ‘친구 정군이 권유한 바람 쐬는 날’이다.

임동식 화백의 '친구가 권유한 풍경'시리즈는 자신의 그림에 다른 이의 눈과 생각이 담겨있다. 그림의 기법도 특이하면서 뛰어나다.

작가는 화면에 작은 붓으로 가는 입자를 심어(?) 화면이 과거완료형으로 보여 지지 않고 현재진행형으로 보여 지는 노력을 기울였다. 동시에 어떤 잊지 못할 정신적파장이 담기도록 하는 심리적 요소를 가미했다. 그러한 작가의 노력은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한다.

아련한 향수와, 자연과 인간의 동화, 마음의 평안을 만끽하게 만들어 줄 ‘사유의 경치 Ⅱ’는 13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이화익갤러리 (02-730-7818)

▲ 오름길2 나무꾼을 보다

임동식 화백은 공주 중·고, 홍익대를 나와 독일 함부르크 대학을 졸업했으며, 함부르크에서 12가지 분야의 학문을 통틀어 단 한 분야, 단 한명에게만 수여하는 ‘학문과 예술의 후계자 장학금 ’아인슈티펜디움(Einstipendium)’을 수상했다. 또한 1967년 이후 11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60여회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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