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 어쩌다 눈에 띈 것이 있는데 바로 콩기름 통에 소개된 문안입니다. ‘콩 100프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얼른 보면 국내산 콩기름 100프로로 우리나라에서 직접 만든 것으로 알기 쉬운데 뭔가 이상하다 싶어 작은 글씨로 된 성분 내용을 보니 콩 100프로(수입산)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러니까 정직하게 표기하자면 ‘콩은 100프로 수입이고, 다만 기름은 우리나라에서 짠 것임’이라는 문구가 정확한 것입니다.

국내서 콩의 기름을 짰다고 하여 그것이 국내산 콩기름이 되는 것일까요? 국내 굴지의 유명회사에서 만든 콩기름 통에 있는 그대로 표기를 한다 해도 사먹을 사람은 사먹을 것인데 저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여 국내산 콩기름처럼 국민을 현혹하도록 선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우리나라 사람들 뇌리에 신토불이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나름 고위층이라는 사람들은 국내산 남녀가 만나 아이를 만들고 나서 출산 때가 되면 갖은 이유와 핑계를 만들어서 미국 등에 가서 출산을 한 뒤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병역의 의무를 면제받는 이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사람이면서 미국인인 그들은 자기 부모가 만들어 놓은 기업이나, 위치를 물려받아 분명 씨는 토종인데, 삶은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우리나라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권한과 권리를 마음껏 향유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참으로 외국산 콩기름인데 국내산이라고 하는 것보다 더 쩨쩨하고, 치졸하고 파렴치한 국적세탁 행위를 보고도 이 나라사람들이 눈감아주고 있는 것이 이상할 지경입니다.

어제는 멀리 부천에서 부천의 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원효사를 방문하였다가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고, 내가 드리는 물(차)고문만 당하고 가셨습니다.

우리나라 근대 역사 속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부천 태생인 산강 변영만, 일석 변영태, 수주변영로 선생 등 세분 형제의 천재적인 업적에 대하여 조사, 발굴하고 부천지역에서 태어났지만,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인물로써 정치가와 사상가 시인으로 활약한 상황을 요약, 정리하는 차원에서 방문한 것입니다.

부천의 문화와 역사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 대화중에 내가 듣고 배운 것이 참으로 많았는데
그중에 수주 변영로선생님에 대한 연구 자료집인 '변영로 연구'라는 책을 발간한 저자 구자룡 선생님은 만해나 윤동주 이육사 등 동시대에 활약했던 다른 분에 대하여 수주의 문학에 대한 연구나 논문 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뜻이 맞는 분들과 같이 부천에 기념관이나, 문학관을 만들어 보시려 애를 쓰시고 계시다 합니다.

구 선생님이 지나는 말씀으로 “스님, 공주에 훌륭한 시인들이 많은데 공주 출생은 아니지만 김소월 시인의 본관이 공주입니다. 본관이 공주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공주에 김소월의 문학 기념관 하나 만들어 보시는 게 어떨까요?” 하시는데 성씨의 본관은 공주라 해도 태어나신 곳은 평북 곽산 땅으로 되어 있으니 뭐라 답할 말이 없습니다.

나는 훌륭한 시인의 문학관이나, 기념관도 좋고,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의 지역 발전 사업도 좋지만, 얼마 전 구중회 교수님 주관으로 무령임금이 돌아간 날 무령임금 무덤 앞에서 천막을 치고 알릉의를 행하고 나서 몇몇 분들과 나눈 대화 속에 등장하는 무령임금 추모각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선결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덤 바로 앞이 아니더라도 추모각이나, 제각이 지어져 있으면 1년 열 두 달 향을 피우고, 방문객들이 절도 올릴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백제의 정신을 고취시키는 교육적인 효과와 특히 일본 등 외지에서 방문하는 사람들로부터는 일본에서 태어난 무령임금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기고, 왜에 끼친 백제의 문물과 문화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났어도 고국에 돌아와 왕이 되어 위기의 백제를 안정시키고 중흥케 한 무령임금의 무덤에는 그에 마땅한 추모각이 속히 건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백제문화제 행사가 내년으로 꼭 60년이요, 한국관광공사에서 꼭 가보아야 할 관광 100선에 송산리 고분군이 지정되었다 하니 조금만 노력하면 추모각 건립에 크게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한옥마을 부근에 터를 만들고 백제왕들과 백성들이 머물렀던 왕궁단지를 재현해보는 것도 언젠가는 이루어져야 하는 일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됩니다.

수주 선생의 논개라는 시 한수 감상하시지요.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娥媚)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石榴)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江)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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