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사 해월스님의 심우실에서

제3회 무령임금 뵙는 날 (알릉의)에 다녀왔습니다. 공주시 웅진동에 있는 무령왕릉은 칠십년대에 처음으로 발견된 백제왕의 무덤이라는 의미에서 대단한 화제거리를 가지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백제왕이 삼십 여대를 넘어가지만, 내가 알기로는 왕의 이름이 있는 지석이 나오면서 내부가 도굴되지 않은 채로 나온 것은 위례와 웅진과 사비를 통 털어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만큼 세인의 관심 속에 발굴되었지만, 졸속에 가까운 발굴현장의 모습으로 인하여 온전히 보존되어야 할 여러 유물들이 훼손되는 등 고고학계 안팎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사건이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지금은 무령임금의 별도 명명되었고, 해마다 차를 올리는 다례회도 능 앞에서 봉행되는데 신원사 신신제 보존회를 만들어 국가제향을 복원한 구중회교수님이 홀로 애를 쓰셔서 무령왕이 돌아간 날인 오늘 무령왕릉 앞에서 유림의식과 불가의식으로 알현례를 갖고, 제례의식을 봉행하였음을 보고 드립니다.

1부 알릉마당은 불교의 분향의식으로 독경을 하고, 최석원 백제문화제 추진위원장님이 초헌례를 올리고, 김정섭 충청남도 역사문화연구원장 직무대행이 아헌례를 올리고, 이걸재 석장리 구석기 박물관장이 종헌례를 올리는 차례로 진행되었습니다.

2부 기념마당에서는 오늘 행사를 기획한 구중회교수님 인사말씀과 나태주 문화원장님의 "왕이시여, 무령대왕시여. 깨어나소서 눈을 뜨소서. 영혼 앞에서는 천년도 하루아침...”라는 헌시 낭송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요무형문화재 제21호 승무이수자인 최선교수와 문하생들의 춤 공연과 경기민요 남은혜명창의 백제가요 공연이 있었으며, 백제기악 전승보존회원들의 백제기악 공연이 있었습니다.

3부 잔치마당에서는 300여명에 달하는 참석자들에게 국수공양이 있었고, 왕릉에 이르는 길에는 무령임금과 백제역사를 주제로 한 한국문인협회 회원들의 시 창작 작품 및 그림 걸기가 있었고, 4부 체험마당에서는 충청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참여하는 각종 놀이와 부채 만들기 등 문화 체험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무령왕은 523년 62세를 일기로 돌아갔으니 2013년 올해로 치면 1490년 전의 일입니다. 무려 1500여년이 지난 오늘 ‘공주’ 하면 우선 백제 무령왕이라는 이름이 떠오를 만큼 웅진백제의 찬란했던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무령왕릉 앞에서 오늘 같은 제의를 준비하시느라 수없는 노고를 아끼지 않으셨을 구중회교수님과 이 행사를 후원한 충청남도 역사문화연구원,공주문화원 관계자 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공주에 무령왕릉이 발견되는 것으로 백제 역사는 무수히 많은 수정과 보완이 있었을 것이니 그와 같은 것을 토대로 공주라는 지명이 세간에 널리 알려지고, 한중일 삼국간의 문화적인 교류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오늘의 우리 공주 사람들은 무령왕에게 큰 빚을 지고 있는 셈입니다.

올해는 간략한 염불의식으로 예를 올렸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진실되게 마음을 기울이고 동참하여 과거의 역사를 오늘에 되살리고, 미래를 창조해가는 원동력이 되게 하고자 노력하리라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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