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제 25대 왕 무령왕릉이 있는 충남 공주 송산리 고분군. ⓒ 특급뉴스 이건용무령왕릉은 공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적이자, 1,500여년 전 찬란했던 백제문화의 정수가 깃든 곳이다.지난 2008년 봄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주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꼭 한 번은 들르는 곳이기도 하지만,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여행지로 꼽히고 있다.특히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사학도라면 꼭 한 번은 들러야 하는 곳이기도 하고, 일본인들은 마음의 고향이자 일본문화의 원류인 이곳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찬연했던 백제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 무령왕릉은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밝혀진 왕의 무덤이다. 천마총, 장군총 등과 같이 '총'이란 명칭 대신 '왕릉'이란 칭호를 당당히 사용하고 있는 한국 고대사의 비밀을 파헤치는 실마리가 되고 있다.충남 공주시 구도심의 서북쪽에 위치한 이곳 무령왕릉은 송씨 소유의 산이라 '송산(宋山)'으로 이름 붙여진 송산리 고분군(公州宋山里古墳群) 중 7호분이다.야트막한 산자락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송산리 고분군은 백제 웅진시대 왕족들의 무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다. 무령왕릉을 중심으로 금강이 굽이쳐 흐르고, 동쪽으로는 백제의 왕궁으로 추정되는 공주 공산성이 바라다 보인다.이곳에서 무령왕릉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기도 했지만, 천운이기도 했다. 1~6호분까지 모두 도굴당해 유물이 전무하지만, 무령왕릉만은 완벽한 처녀 분으로 발견됐다.▲ 공주 시티투어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무령왕릉 모형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는 가운데 조옥순 문화관광해설사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풍수지리상 최상의 자리는 6호분이었기 때문에 도굴을 피할 수 있었다는데, 어떻든 20세기 국내 최대의 발굴로 꼽히는 무령왕릉은 지금으로부터 39년 전인 지난 1971년 7월 5,6호분의 침수방지를 위해 배수로를 공사하던 중 우연히 발견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동안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무령왕릉이 실체를 드러낸 셈이다. 무령왕의 혼이 1,448년 만에 깨어나는 순간으로, 고고학계와 고대사학계를 뒤흔든 일대 사건이었다.

왕릉을 지키는 진묘수(鎭墓獸) 앞에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밝혀주는 묘지석이 있었던 것. 무령왕 부부의 지석(誌石)은 국보 163호로 지정됐다.

무령왕 지석에는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의 어릴 적 이름인 사마왕(斯麻王)이 62세로 타계해 3년 상을 치렀다는 기록이, 왕비 지석에는 무령왕비가 천수를 다하고 돌아가셨다는 기록이 새겨져 있었다. 왕비 지석 뒷면은 매지권(買地券)으로, 토지신(土地神)들로부터 왕궁 서서남방의 땅을 사서 묘를 썼다는 기록과 함께 그 위에 당시 통용되던 중국 돈 오수전(五銖錢) 한 꾸러미를 올려놓았다.

우리나라 최초로 고대 무덤의 주인이 밝혀지는 순간으로, 모두 108종 2,906점에 이르는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왕과 왕비의 금제관식(金製冠飾)은 국보 154호와 155호로 지정되는 등 국보로 지정된 출토유물만 해도 총 12점에 이를 정도로 백제문화의 보물창고다.

▲ 발굴 당시 그대로 재현해 놓은 무령왕릉 모형관.
ⓒ 특급뉴스 이건용

이외에도 목걸이, 귀걸이, 허리띠, 팔찌 등의 장신구와 목제 머리받침과 발받침, 금동제 신발,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 격인 진묘수(鎭墓獸) 등의 국보급 유물들이 출토됐다.

무령왕은 웅진 백제시대의 4번째 왕으로, 수도를 한성에서 웅진으로 옮긴 문주왕부터 삼근왕, 동성왕에 이르기까지 모두 토착 귀족들에 의해 살해당하지만, 무령왕은 즉위하자마자 동성왕을 시해한 백가를 단호히 처벌함으로써 왕권을 일으켜 세웠다.

무령왕은 또 영웅적 리더십을 발휘해 서기 501년부터 23년간 재위하면서 안으로는 정권을 안정시키고 경제를 일으켰으며, 밖으로는 중국 양(梁)나라와 바다건너 일본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백제 중흥의 기틀을 마련했다.
 
백제의 화려한 부활을 꿈꿨던, 활발한 해양활동을 펼치며 동북아를 호령했던 백제 제25대 무령왕이 연꽃무늬·인동무늬·마름모꼴무늬 벽돌로 아름답게 장식된 이곳에 왕비와 함께 잠들어 있다.

특히 공주시티투어에 참가하면 문화관광해설사의 자세한 해설과 함께 역사 속의 숨겨진 이야기들까지 전해들을 수 있다. 그리고 5월 이후 매주 토요일 무령왕릉 영상홍보관에서 운영되는 ‘백제문화학교에 참여하면 백제역사 특강은 물론 곳곳에 산재한 유적지도 답사할 수 있다.

또 이곳 무령왕릉에서는 무령왕을 추모하고 업적을 기리는 '헌공다례'와 함께 웅진시대 4대왕(문주왕,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제가 봉행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와 함께 백제문화제 기간에는 무령왕릉 주변에 마련된 세트장에서 '무령왕이야기'가 펼쳐져 다양한 체험과 함께 1,500여년 前 무령왕 시대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볼 수 있다.

그리고 오는 2012년부터는 국립공주박물관-무령왕릉-공산성-우금치 전적지-탄천 신기령휴게소에 이르는 21.5㎞ 구간에 역사와 사랑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은 충남연가(忠南戀街) 백제길, '충남판 올레길'이 조성돼 옛길을 따라 걸으며 백제의 숨결을 체험하는 코스가 개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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