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漢)나라 때의 책《열녀전(列女傳)》에 따르면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다.

처음에는 묘지 근처에 살다가, 시장이 가까운 곳으로, 다시 서당(書堂) 주변으로 이사했다. 이것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이다. 이러한 맹모삼천지교에 나오는 교육환경을 오늘날에는 학군(學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학군 때문에 주택가격이 변동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나, 우리나라는 그 영향력이 심한 편이다. 가고 싶은 좋은 초·중·고가 옆에 있으면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가장 유명한 강남 8학군의 지역 특성을 분석한 연구 논문(대한지리학회 춘계학술대회논문집, 2004)은 교육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첫째, 대학입시 성적이 우수한 고교가 집중된 좋은 학군의 동네에는 학령기 인구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고,

둘째, 학군 내 거주 주민들은 자녀교육을 중시하는 비슷한 가치관과 공통된 생활스타일로 집단을 형성하게 되어 교육은 물론이고 교육 외적인 것까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지역으로 만들어갔으며,

셋째, 인구증가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으로 지역이 부촌으로 변하면서 새로운 지역적 사회계층을 형성하게 하였다.

위의 논문을 공주시의 교육과 경제 상황에 접목시켜 보았다. 2011년 고교별 수능성적 분석결과, 한일고와 공주사대부고가 전국 일반계 고교 중에서 각각 1·2위, 특목고·자립고를 포함한 1,800여 전체 고교 중 상위 1.1%(20위), 1.6%(30위)를 차지하여 공주지역 고등학교의 대학입시 학력은 강남 8학군에 못지않았다.

이러한 우수 학교가 있는 공주시는 왜 강남 8학군처럼 부촌의 특성을 갖지 못할까? 그 원인 중의 하나는 기숙학교 운영에 있다고 본다.

기숙학교는 지역 인구증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으며, 지역주민의 교육중시 문화 형성에도 저해되었다. 또한 주택가격의 하락과 지역경제의 쇠퇴를 가져왔다고 본다.

즉, 공주시는 우수 학교와의 지역발전 상생에 있어 실패하여 강남 8학군의 부유함을 놓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공주시와 공주교육지원청이 각자의 궤도 안에서만 발전하고, 일류가 되기 위해 노력하였던 것이 아닌 가 반성해봐야 하고, 지금까지 지방자치행정의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에 있지 않았는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공주시 인구 및 경제 수준의 결과는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그 책임이 크다고 말하고 싶다. 지난 총선에서 “의과대학을 유치하여 공주를 의료복지와 교육 중심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한 모 후보자의 공약은 교육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대할 만한 실현가능의 메니페스토였다. 그러나 선택받지 못함에 안타까운 마음이다.

또한 모든 후보자는 교육도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세종시 스마트스쿨인 참샘초등학교와 같은 학교를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기숙학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참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한다.

현재의 공주시 현실에 실망은 있을지언정, 미래에 대한 절망과 포기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공주시민은 교육이 지역사회와 단절된 명품이 되기보다는, 지역과 상생하는 명품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공주시와 공주교육지청은 절름발이 지방자치가 아닌, 완성도가 높은 지방자치가 되도록 협력 상생의 구체적 방안들을 강구하여 실현해 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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