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진 作) 나뭇잎무늬 다완 14.9cmX8.4cm [도예사관원]소장

초벌가게에 가면

손으로 만드는 것이든

물레로 만드는 것이든

기계(로꾸로)로 생산된 초벌 기물들이 대량으로 쌓여있습니다.

 

저렴하게 구입하여

그림을 그리거나 장식을 하거나 유약을 발라서

곧바로 재벌을 할 경우 도자기로 완성이 되는 기물입니다.

주로 생활자기가 주를 이루며

최근에는 핸드메이드 페인팅 제품에 사용됩니다.

 

항아리 주병 주전자 컵 둥근접시 사각접시 화병 다기 등등..

도자기라는 것들은 모두 기계에서 대량 생산되어 출고됩니다만

 

그런데

그중에 딱 한가지 없는게 있습니다.

업자들 마져도 스스로 만들지않는,

 

신이 내린 선물이자 신만이 점지해 준다는

사발입니다.

 

작가의 손을 떠난 무수한 사발들 중에서

명품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한가마 가득(1,000점) 구워야 한 두점..

아니,

단 한점도 없을때가 허다합니다.

 

명품 사발

일본에서는 국보가 되고 보물이 되는 조선의 사발

토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를 광분하게 만들었던

그리하여 사발을 얻기위해 조선침략의 계기가 되었다는 조선의 막사발

그게 뭐길래..

 

전국민의 1%도 쓰지않는 말차용 사발

전의 입지름이 16cm,

높이 9cm 이하의 범주에 들어야 하며

무게가 400g 미만이어야한다는 묵시적인 약속!

사발...

 

사발은..

전국에 어느 영업점을 가더라도 초벌된 기물을 팔지않습니다.

아무리 장삿꾼이라 할지라도

감히 사발에 대한 모독은 할 짓이 아니라는

그들의 철학적인 신조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사발은

이 세상에 두 점이 존재하면 결코 안된다는

불문율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발..

그 이름만으로도 신성합니다.

 

가벼이 범접할 수 없는 그 성역

 

성역앞에 서 있는 가엾은 영혼이

지금도 무던히 몸부림 칩니다.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더 가까이 영접하기 위해서...

 

그분이 오시기를...

목놓아 부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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