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주시의회 박기영 의원

필리핀으로 출발

2011년 5월 17일 20시 50분, 우리 일행을 태운 아시아나 OZ707편 항공기가 필리핀 클락(Clac)국제공항을 향해 우렁찬 굉음을 울리며 날개를 펼쳤다.

이준원시장과 고광철의장 그리고 박승규교육장을 포함 모두 11명으로 구성된 일행은 2007년부터 진행되어온 필리핀 바기오(Baguio)시와의 자매결연 체결을 위하여 2박4일간의 빡빡한 일정 길에 올랐다.

4시간여 비행 끝에 오전 0시40분(현지시간) 클락 공항에 도착하였다. 밤늦은 시간인데도 눅눅하고 후덥지근한 기운이 일행을 맞이했다. 우리는 간단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호텔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호텔까지는 10분여 걸렸다. 4성급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와 약간 어둡게 느껴지는 필리핀의 첫 인상은 그리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러나 공주에서부터 시작된 장시간의 피로 탓에 일행은 바로 취침에 들어갔다.

교육과 휴양의 도시 바기오(Baguio)

바기오(Baguio)는 필리핀 루손 섬 벵게트 주에 있는 도시이다.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250㎞ 떨어진 해발 고도 1,500m의 고원지대에 있어 연 평균 기온이 18도에 지나지 않아 20세기 초부터 필리핀에 사는 미국인들의 피서지로서 도시 건설이 추진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전에는 여름철에 정부기관이 이곳으로 옮겨져 '여름의 수도'라고 불린 적도 있으며 우리의 청남대처럼 대통령 별장이 위치해 있다.

특히 미군들이 식재한 소나무들이 자라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을 이루어 장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소나무로 둘러싸인 바기오가 전혀 열대지방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친숙하게 느껴졌다.

아침부터 4시간여 차량을 달려 바기오에 도착한 일행은 시측에서 제공한 마농(Manor)호텔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3시에 바기오시청을 방문하였다.

소박하게 잘 관리된 시청사에 들어서면서 겉치레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관 바로 우측에 자리한 시의회 본회의장은 더욱 그랬다. 약간 높게 만들어진 의장석을 빼고는 여느 회의장과 별반 다를 게 없이 평범해보였다.

2층의 시장 집무실이나 의원 사무실을 둘러보면서 공주시의회 사무실과 많은 비교가 되었다. 바기오시의 시의원들은 의원 1인당 4명의 직원을 배정받아 각자의 개인 집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처럼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가진 의회라기보다는 집행부와 함께 시정을 챙겨가는 형태로 부시장이 시의회 의장직을 겸하고 있었다.

오후 5시, 양도시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자매결연식을 가졌다. 자매결연 협정서에 양 도시 대표가 서명을 마침으로서 공주시와 바기오시는 이제 명실 공히 자매의 도시, 형제의 도시가 되었다.

양 도시 대표가 자매결연협정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바기오시는 현재 약30만명의 인구에 필리핀 사관학교, 세인트루이스대학교, 바기오대학교 등 약20여개의 대학이 있는 교육의 도시다. 또한 캠프 존헤이, 부른함 공원, 아신 온천, 산토토마스 산 등이 명소로 손꼽히는 휴양도시이다.

자타가 인정하는 교육도시이면서 5도2촌 주말휴양도시를 추구하는 공주시와 많은 유사점이 있는 도시로 앞으로 활발한 교류를 통하여 상생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크다.

양 도시의 앞으로의 과제

바기오시 타만다 시의회의원과 기념식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기오는 최근 들어 영어연수도시로도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호주, 캐나다등의 선진 영어사용국보다 적은 비용으로 영어연수를 받을 수 있다는 좋은 조건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방학 철이면 30만인구의 바기오시가 연수생들로 인하여 50-70만 명의 도시가 된다고 하니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한국인이 운영하는 영어연수학원은 초, 중학교 학생 등 모두 400여명의 연수생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1개월 단기코스부터 3개월, 6개월 등의 다양하고 체계적인 연수를 받을 수 있다는 현지 운영자는 특히 낮은 인건비 덕택에 오전 4시간동안 현지인 선생님과 1:1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승규 교육장을 비롯한 우리 일행은 공주시 소재 초, 중등학교 학생들 중 생활이 어려운 성적우수학생을 선발하여 영어연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정책적으로 개발하면 좋겠다는 내용을 주제로 한동안 열띤 토론을 하였다.

바기오시는 서늘한 기온과 타 지역과 비교되는 환경덕택에 휴양도시로서도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도시가 건설된 지 이제 100년 밖에 안 되어 1,400년 전의 백제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우리 공주시에 비해 문화재나 유적 유물 등이 매우 부족하고 깊이가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바기오 박물관을 둘러보는 공주시 방문단

이는 역으로 지속적인 교류와 홍보를 통하여 바기오시민을 비롯한 필리핀 관광객을 공주시로 유치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 전국의 지자체들은 앞을 다투어 외국도시들과의 자매결연을 체결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 공주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금까지 미국, 일본을 포함 모두 5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어왔다. 자매결연의 목적은 결연을 맺은 양 도시 간 행정과 문화,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 도시간의 실천 가능한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증진시켜 공동의 발전을 도모해 나아갈 때 결연의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공주시와 바기오시의 자매결연 현장에 있었던 산증인으로 앞으로 두 도시간의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교류를 관심 있게 지켜볼 작정이다.

 

6.25참전 기념탑에 헌화와 묵념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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