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공주 금강둔치에서는 노무현대통령 2주기 추모공연이 있었다. 오전 10부터 추모 사진전이 열렸으며 저녁 6시부터는 식전 동영상이 상영됐다.

조병진 공동추진위원장의 진행으로 7시에는 김익세 풍물단이 난타공연으로 힘 있게 문을 열었고, 박수현 공동위원장의 여는 인사가 있었다.

박 위원장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과제를 안겨주고 정말 바보처럼 우리 곁을 떠난 대통령!그래서 그는 ‘역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부족한 이 사람이 상임고문으로 위촉되어 종교계 대표로 인사를 하게 되었다. 한 사람의 추모공연인데 정치적 모임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목사가 그런데 나서는 것을 만류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 그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상고를 나와, 대통령까지 지낸 정치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양지(필자의 호)의 생각은 다르다. 그가 평소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쳤고, 이 나라 최고의 권력의 자리에 올랐지만, 늘 서민대중을 사랑하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겼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서는 조용히 고향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살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부엉이 바위에 올라 생을 마감했다.

양지는 인사말을 통해 “나는 이 나라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면 조용히 고향에 내려가 농사지으며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교회 안에 갇혀 있을 수 없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강은 흘러야 하고, 물고기는 모래톱에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산 벚꽃나무는 산에서 살아야지 강가에 심으면 어찌되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행정복합도시는 행정과 산업, 그리고 과학벨트 등이 복합되어야 이름 그대로 행복도시이다. 국민의 합의를 거쳐 설계된 도시를 공연히 수정안을 내놓아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고 말 안 들으니 유령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속 좁은 무리배의 장난치고는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물(水)이 흐르는(去) 게 법(法)이요, 아비가 바른 길을 가고(政) 물이 흐르듯 하는 게(治) 정치이다. 이 땅에 올바른 정치가가 나와서 행복한 나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석조 스님, 고광철 공주시의회 의장의 인사에 이어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풀피리 연주가 오효석씨가 사철나무 잎으로 '사랑을 위하여'를 연주했다. 이어서 여가수 백지현씨가 나와 '오월의 그대'와 그의 대표곡 '보고 싶어'를 열창했다.

그리고 공주문학 이은무 선생이 나와서 자작 추모 시 '당신이 휴가를 나오신다면'을 낭송, 가슴 깊이 고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전달했다.

이어 사회를 맡은 조병진 공동추진위원장의 딸로 천안시립무용단원인 조유진 양이 아름다운 한국무용 '진도북춤'을 올렸다. 수준 높은 춤사위와 북소리가 훌륭하다.

뒤를 이어 2주기 추모영상이 상영되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일대기를 축약한 영상인데 언제 보아도 가슴 뭉클하다.

그리고 다시 조권행씨 외 3명의 현악 4중주로 '상록수'와 '아침이슬'이 연주됐다. 조권행씨 역시 사회자의 아들이다. 현악 3중주에 조권행씨의 플류트가 아주 멋진 조화를 이루었다.

다시 노래가 이어졌다. 대전에서 연극하는 배우이자 가수 정경희 님이 민중가요 '광야에서'와 '당신'을 절절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공주시민으로 구성된 통기타동아리 '고운소리'를 소개해 준비하는 동안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추모사가 이어지고, 곧바로 통기타 연주가 이어져 참 좋았다.

고인이 좋아하던 '상록수'와 '아침이슬'을 직접 노래하며 기타연주를 하였다. 아마추어스러운 분위기가 더욱 친근감 있었다. ‘구성원이 공주시민’이라는 점이 특히 좋았다.

끝으로 V.O.S 박지헌 군이 나와서 '보고 싶은 날에'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그리고 대표곡 '너에게 주고 싶은 세 가지'를 열창했다. 젊은이들이 우우 몰려나와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마무리는 출연진 모두 나와서 '부산갈매기'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객석의 참석자와 함께 부르는 것이었는데, 출연진의 대부분이 나오지 않고 영상으로 가사자막을 띄워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행사는 비교적 적절한 시간과 적절한 배열로 시민 500 여명이 함께하는 성공적인 추모음악회였다.

다만, 추모공연이지만, 어디까지나 공연인데 앞줄에 앉아있던 높은 양반들이 끝까지 함께하지 않고 중간에 자리를 뜨는 모습은 우리 공연문화에서 고쳐할 부분이다. 이는 자주 느끼는 바이다.

어려운 여건, 열악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큰일을 해낸 공동추진위장들과 운영위원장 등의 노고를 치하한다.

더 좋은 공연, 지역의 민주역량을 묶어내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 백지연씨가 '오월의 그대'를 열창하고 있다.
▲ 오효석씨가 풀피리로 '사랑을 위하여'를 연주하고 있다.
▲ 식전 동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 조병진 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 석조스님이 추모인사를 하고 있다.
▲ 고광철 공주시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박수현 공동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추모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 김익세 풍물단이 난타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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