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소녀들의 여행이야기 '십대소녀 서유럽견문록'

다섯 명의 청소년이 21일간 유럽여행을 한 경험을 책으로 펴냈다. 금다혜(16), 김현정(16), 김홍경(15), 류다현(14), 윤화정(14) 다섯 사람은 평범한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떠난 여행은 좀 독특했다. 지난해 12월 22일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캠핑카를 타고 21일간의 유럽여행을 떠나 문화, 역사와 함께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그리고 프랑스 현지의 비영리여행문화단체 또뒤드유로(Tortue d'Europe)에서 이들의 여행 코스를 마련해주고 프랑스 학교, 단체, 개인들과의 만남도 주선해주었다.

학교와 프랑스 상원 등을 방문하고 현지 사람들과 교류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 이들의 여행을 특별하게 해 주었다. 부모들과 친분이 있었던 정선원 선생님(탄천중)도 아이들을 위해 동행하여 역사적 배경과 생각해볼 거리를 끝없이 던져주려 애썼다. 이러한 도움을 통해 이 여행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십대 아이들의 현실에 맞는 문화적 교류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아이들은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캠핑카를 청소했다. 물론 초반에는 동행한 어른들의 도움이 있었다. 그러나 점차 아이들은 여행을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좁은 캠핑카 안에서 날렵하게 움직여 서로의 보금자리에서 지나온 여행길과 앞으로 맞이할 여행을 준비하던 아이들은 여행 중반이 지나면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여행을 보내기로 한 부모들의 결단력이 무엇보다 큰 힘이었다. 돈이 많아서 보낸 것이 아니라, 어려움들을 감수하고 아이들이 여행을 통해 성장하리라는 믿음으로 보낸 부모들의 남다름이 이 책을 내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억지 교훈이 아닌, 평범한 십대가 느낀 그대로를 담아

프랑스, 독일, 스위스,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를 돌면서 이들이 보고 겪은 일들에 대해 어른들의 시선으로 포장하거나, 억지 교훈을 넣지 않고 십대 청소년의 시각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우리네 십대들이 흔히 쓰는 말투도 담겨있고 무르익지 않은 생각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겉만 보고 온 것은 아니다. 평소에 자신들에게 중요했던 고민들은 사람들을 통해서 더욱 깊어졌고, 해보지 못한 통일에 대한 생각이나 꿈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도 해볼 수 있었다.

마냥 유럽을 좋다고만 느낄 것 같던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모습에서 인종문제, 빈부격차, 노숙자 문제, 교육문제들을 찾아내고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평범한 10대 아이들이 이렇게 깊이 생각하고 통찰하다니! 하고 놀랄 만하다.

이런 아이들의 변화는 책 속에 소박한 글로 그대로 드러나 있다. 때로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른들과 다른 시선으로 여행지를 바라보는 유머러스함도 배어나온다. 또한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느끼는 여행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하나의 주제에 대한 글이 나오면, 다른 여행자들이 여기에 댓글을 다는 형식을 취했다.

아이들이 쓴 글은 꼭 필요한 교정만을 거쳤다. 여행에서 남들이 다 좋다고, 자신도 좋을 리 없다. 이 책은 철저하게 아이들이 느낀 것만을 아이들 자신의 목소리로만 담았다.

그래도 충분히 즐겁고 유머러스하며 진지하다. 그 진솔함 때문에 같은 10대가 읽어도 진짜 이런 여행을 하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감대가 생겨났다.

-껍질을 부숴준 21일 간의 특별한 여행...너도 할 수 있어!

[십대소녀 서유럽견문록]은 아이들의 진솔한 글과 함께, 나중에 이 책을 보고 여행을 준비할 청소년들과 부모들을 위해 더 생각해볼 거리를 넣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함께 읽은 책과 여행길에 함께 본 영상자료도 들어있다.

성장을 위한 여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걱정되는 청소년들과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어올 수 있는지가 궁금한 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또한 글쓰기에 지레 겁을 먹은 친구들에게 이 평범하고도 특별한 여행자들이 말한다. 너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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