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시-박정란 (한국문인협회 공주지부장)

짧아진 교복소매 밑으로
헤진 운동화 코끝으로
자꾸만 삐져나오던 가난 때문에
모두 미워
하늘 올려보았었지

지나고 나니
그건 아픔이 아니야

기회를 놓쳐버린 숱한 시간들이
죽어가는 엄마에게 사랑한단 말 못한 것이
할머니 손톱 밑이 까매서
주신 곶감 거절했던 철없음이
그게 아픔인 게야.

그 날이 있어
지금 불어오는 바람이 달고
햇살이 눈부신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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