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의 사이버시민제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4월을 시작으로 본격 추진된 사이버시민제가 도입 2주년을 넘어서도록 제대로 된 통계자료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나 적잖은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이 같은 주먹구구식 운영행태는 “전국 최초 도입”,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모델”, “매니페스토(공약실천)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이라는 공주시의 자랑을 무색케 하고 있다.

사이버시민 수가 공주시 인구의 2배에 해당하는 24만 명을 넘어섰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그간 얼마의 사이버 시민이 다녀갔는지, 그로 인한 득실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공주시는 당초 2009년까지 30만명 확보, 2010년까지 100만명을 확보해 사이버유토피아를 건설, 도·농이 함께 잘사는 도시를 만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6월 10일 현재 공주시 사이버시민은 24만 4,590명에 그쳐 이마저도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충남지역 사이버시민 8만 8,520명 중 공주시민이 절반을 넘는 4만 8,00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주시민 3명 중 한명 이상이 사이버시민으로 중복 가입한 셈이다.

이처럼 질적·양적측면 모두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사이버시민 숫자 늘리기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정작 실익을 챙기기는 뒷전이다.

시는 지난 2년간 사이버시민 늘기기에 올인, 수억 원을 쏟아 부었다. 서버구입비 1억 5,000만원, 홈페이지 구축비 2억 500만원, 예약시스템 구축비 3,000만원 등 홈페이지 구축에 3억 8,500만원을 투입했다. 사이버시민 홍보 리플릿과 전단, 협조 공문, 이메일, SMS문자서비스 등에도 수억원이 투입됐다.

사이버시민 가입시 주어지는 무령왕릉, 공산성, 석장리박물관 등의 입장료 면제 혜택까지 감안하면 그 비용은 어느 정도 일지 가히 짐작이 간다.

지난 2006년 시정질문에서 최근 5년간 무령왕릉의 경우 입장객은 38만여명에 입장료 수입이 2억 6,000여만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공산성 수문병교대식의 일일 관광객이 1,000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시적으로 문화재 관람료를 내지 않기 위한 ‘곶감 빼먹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과 100명의 뜨내기 고객보다 1명의 충성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불구, 뒷짐만 지고 있다.

그저 막연하게 사이버시민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구태의연하고 너무 허황한 계획을 내놓고 있다.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뜬구름 잡기’식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숫자 놀음에만 급급해 실효성 있는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말만 떠들썩할 뿐 그 속을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인 셈으로, “알맹이 없는 사이버시민제”라는 비판 또한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제라도 추측이 아닌 체계적인 분석을 위한 관련 통계자료 구축이 필요하다. 오류를 줄이고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은 반복적인 피드백(feedback)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제대로 가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피드백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하고, 이제 더 이상 주먹구구식이어서는 안 된다. 허울 좋은 겉치레보다 실속을 챙기는 똑똑한 살림살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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