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는 최근 앞으로 건립될 공주시립미술관의 미술사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소장품을 수집하기 위한 작품수집 공모에 나선다고 밝혔다.

구입 대상 작품은 근대기 공주지역을 연고로 한국미술사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작가의 작품이나, 1980년대 공주자연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공주시립미술관 건립은 김정섭 전 공주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지역 미술인들의 염원과 바람이 담겨 임기 후반에 들어 속도감 있게 진행됐으며, 미술관 건립을 위해 지역작가들과 전문가 그리고 시의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숙의를 하며 위치 선정에 많은 고심이 오갔던 것을 알고 있다.

미술관 건립은 필자도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그 필요성을 느껴왔다. 이미 수년 전부터 원도심에서 하나둘씩 운영되기 시작한 소규모 민간 갤러리와의 연계를 통한 미술계의 활성화를 이룰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공주시는 지난해 9월 29일, 공주시립미술관 건립 자문회의를 열어 사업계획 설명과 종합토론을 거쳐 시립미술관의 방향성과 정체성 등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고, 건립에 대한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사업대상지 선정, 건립 자문위 구성, 지역주민 의견수렴 등 사전 행정절차를 이행했다.

잠정적으로 웅진동 금강 변 공주문화관광지 사업구역에 위치를 선정해 건립을 위한 로드맵이 진행되어왔지만, 입지에 대한 지역 미술계와 시민들의 반응은 그리 탐탁하지 않다.

필자도 공주시와 공주시의회의 정책간담회 석상에서 위치 선정에 신중할 것과 가능하면 원도심에 자리 잡는 것을 고려해달라는 취지의 구체적인 주문을 한 적이 있다.

그 후로도 여러 가지 대안도 제시됐지만, 뾰족한 묘수도 없이 고심만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공주시 용당길 41 (공주시 교동 66-1) 구 산성레포츠 타운을 공주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입지로 제안하고자 한다.

이곳은 이미 공주시에서 매입한 토지와 건물로 주변에 공주문화예술촌과 황새바위 순교성지, 공주향교, 어사 박문수의 거주지 그리고 인근의 무령왕릉으로 이어지는 역사, 문화 벨트가 형성돼 가고 있으며 인근에 임동식 작가의 작업실도 있어 매우 적합한 장소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구 산성레포츠 타운 일대는 급격한 인구감소와 도시개발의 지연으로 입점해 있던 대형마트가 폐업, 레포츠타운 영업도 중단되어 철거 위기에 놓인 건축물이다.

또한 밤이 되면 으슥해지는 현상을 보이는 도시 슬럼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근 주민들마저 외면하고 있다.

이에 구 산성레포츠 건물의 골조를 그대로 살려 내부 전시 공간을 구성하고, 2층의 주차장 공간을 루프덱(roof deck)등으로 살려 특이한 공간으로 연출하는 동시에 지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면, 도시재생의 새로운 면모를 갖추는 성공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따라서 도시재생과 새로운 예술공간 창출, 주민 간의 소통으로 인한 활기찬 삶을 견인할 수 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장점을 갖춘 이곳을 시립미술관으로 재생해 줄 것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롭게 출범한 최원철 시장에게 정중히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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