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가마솥에 밥을 지어

객식구들 고픈 배 채워주고

기백이 대쪽 같았던 어머니

 

종부의

무게에 짓눌려

 

갈지자로 휘어진 척추

 

시든 풀잎처럼

방바닥과 한 몸 되어

누워 계신 데

 

깃털같이 가벼워진 몸으로

어찌 붉은 동백 꽃잎 떨구시는지

 

황혼 녘의 구순이라 하지만

 

뒤돌아보며 쉬엄쉬엄

부디 먼 길 서두르지 마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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