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떠나신 후
그리움 대신
유품이라도 만져보고 싶더라
번듯한 유품도 없지만
남겨놓지 못해서 자책을 많이 했어
여우목도리 하나 있었는데
그마저 주인 없어 그런지
금방 삭아 찢어지더라
그래도 깊은 내 마음에 간직해 두었으니
더 깊은 곳 어디 있겠는가
나보고 남들이
탐날 물건 하나 없이 살았다는데
칭찬인지 흉인지는 모르겠어
그 말도 맞아 변변한 것 하나 없으니
너희들 빼놓고 별것 없지
그래서 엄마는
삭지 않는 글을 쓰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