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떠나신 후

그리움 대신

유품이라도 만져보고 싶더라

번듯한 유품도 없지만

남겨놓지 못해서 자책을 많이 했어

 

여우목도리 하나 있었는데

그마저 주인 없어 그런지

금방 삭아 찢어지더라

그래도 깊은 내 마음에 간직해 두었으니

더 깊은 곳 어디 있겠는가

 

나보고 남들이

탐날 물건 하나 없이 살았다는데

칭찬인지 흉인지는 모르겠어

그 말도 맞아 변변한 것 하나 없으니

너희들 빼놓고 별것 없지

 

그래서 엄마는

삭지 않는 글을 쓰고 있단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