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가에서의 민박체험
낯선 나라. 신당과 불당이 방안에 있는 낯선 집. 그러나 지극히 평범한 집. 그런데 왜 이방인들은 이 집에서 묵으려고 하는가를 나는 부지런히 살폈다.
방을 배정받고 나니 저녁식사가 나온다. 보아하니 소탈한 식단이다. 이집 주인은 술을 좋아해서 술을 함께 마실 동지들을 만나니 신이 난 것 같았다. 여주인은 매일 술을 마시는 남편이 밉지만, 오늘은 손님이 있으니 주인의 체면을 봐 줄 태세다. 주인은 대두 정종을 선뜻 꺼내 잔을 건넨다. 술이 저렇게 좋을까?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나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날 이집 정종 대두 한 병 + 반병에 세계적인 소주 참이슬 3병이 내 눈앞에서 없어졌다.
이런 우리들의 문화를 알고 있는지 여주인은 이불을 침대 높이로 켜켜이 쌓아 놓아 주고도 내심 우리가 잠을 자면서 춥지나 않을 까 불안해하면서 새벽 4시가 되면 벽에 붙어 있는 히터를 켜라고 리모콘을 건넨다.
이집 주인의 조상과 그 조상이 받은 표창장을 보면서, 함께 간 일행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 나는 난생처음 다다미방에서의 하룻밤을 무사히(?) 보냈다.
아침을 먹고 민박집을 떠나면서 왜 이 민박집을 찾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시설도 별로고, 이렇다 할 즐길 거리도 없고, 먹거리도 특별하지 않은데 왜 민박체험을 하려고 할까?
그리고 나름대로 결론을 냈다. 평범해서 오히려 부담이 없고, 정감을 나눌 수 있어 찾는 것 같다는. 그리고 농촌민박을 겁내는(?) 농가에게 전해 주고 싶다. “그거 별거 아니다”라고. 그저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 되고, 오는 사람과 친구가 되어 주면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