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만난 한국 농촌의 희망(4)
일본에서 만난 한국 농촌의 희망(4)
  • 김광섭
  • 승인 2009.11.26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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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농가에서의 민박체험

농촌민박체험을 했던 일본 농가. 우리 농촌과 별 다를 바가 없다. ⓒ 특급뉴스 김광섭지난 13일 우리는 일본 오이타현 아지무마찌마을에서 농촌민박을 체험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이 不如一見)이라고 했던가. 마중 나온 민박집 차량에 몸을 맡기고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을 달리며 정해진 민박집을 향했다. 첩첩산중. 구불구불한 좁은 도로를 지나 도착한 민박집. 주인은 공무원정년을 마치고 소를 키우며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 마을에서는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하는 70대의 노인이었다. 나이에 비해 피부가 고운 이 집 주인은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었다. 일본 농가의 내부 모습. 사진의 가장 오른 쪽이 불당, 중간이 신당, 왼쪽이 사당이다. ⓒ 특급뉴스 김광섭


낯선 나라. 신당과 불당이 방안에 있는 낯선 집. 그러나 지극히 평범한 집. 그런데 왜 이방인들은 이 집에서 묵으려고 하는가를 나는 부지런히 살폈다. 

방을 배정받고 나니 저녁식사가 나온다. 보아하니 소탈한 식단이다. 이집 주인은 술을 좋아해서 술을 함께 마실 동지들을 만나니 신이 난 것 같았다. 여주인은 매일 술을 마시는 남편이 밉지만, 오늘은 손님이 있으니 주인의 체면을 봐 줄 태세다. 주인은 대두 정종을 선뜻 꺼내 잔을 건넨다. 술이 저렇게 좋을까?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나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날 이집 정종 대두 한 병 + 반병에 세계적인 소주 참이슬 3병이 내 눈앞에서 없어졌다.

민박집 상차림. 민박집 주인(사진 중앙)이 공주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 대한민국 지도를 꺼내 공주가 어느지역인가를 찾아보고 있다. ⓒ 특급뉴스 김광섭주인은 외로워 보였다. 우리가 머물렀던 그 날이 조상의 기일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는 “한국은 기일이면 자식들은 물론 친척들도 와서 함께 제사를 지낸다”고 말하니 부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일본의 자식들은 자기 혼자서 거저 자란 줄 알고 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난 개인주의 문화의 서글픈 뒷모습을 봤다. 주인 부부가 받는 연금은 몽땅 8마리의 이집 소가 먹고 있었다. 그런데도 부족해 더 쏟아 붇고 있는데도 투자에 대한 성공확신은 갖고 있지 못했다. 주인이 말하는 일본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들으면서 ‘일본이나, 한국이나 농촌의 현실은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는 느낌이 다가왔다. 일본의 식탁문화에는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 수저가 없다는 것과 밥이 맨 나중에 나온다는 것, 식후에 커피대신 녹차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수저가 없으니 된장국은 들고 마셔야 하고, 밥이 나중에 나오니 반찬을 나오는 족족 먹어버리면 맨밥을 먹어야 한다. 물론 개인별로 식판에 제공되는 경우는 예외다. 밥을 먼저 주면 “밥이나 먹고 가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그렇대나 뭐래나 …. 아무튼 우리 스타일과는 맞지 않는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한국의 김을 조금 가져가면 ‘짱’이다. 식후 커피를 좋아 하는 사람은 일회용 커피믹스를 가져가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12시가 넘도록 민박집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자리를 찾았다. 다다미방. 습도가 많은 일본의 기후를 반영한 구조다. 온돌에 길들여진 한국 사람에겐 쉽게 적응되지 않는 구조다. 우리를 위해 준비한 잠자리. 이불이 쌓여 있다. ⓒ 특급뉴스 김광섭


이런 우리들의 문화를 알고 있는지 여주인은 이불을 침대 높이로 켜켜이 쌓아 놓아 주고도 내심 우리가 잠을 자면서 춥지나 않을 까 불안해하면서 새벽 4시가 되면 벽에 붙어 있는 히터를 켜라고 리모콘을 건넨다.

이집 주인의 조상과 그 조상이 받은 표창장을 보면서, 함께 간 일행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 나는 난생처음 다다미방에서의 하룻밤을 무사히(?) 보냈다.

아침을 먹고 민박집을 떠나면서 왜 이 민박집을 찾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시설도 별로고, 이렇다 할 즐길 거리도 없고, 먹거리도 특별하지 않은데 왜 민박체험을 하려고 할까?

그리고 나름대로 결론을 냈다. 평범해서 오히려 부담이 없고, 정감을 나눌 수 있어 찾는 것 같다는. 그리고 농촌민박을 겁내는(?) 농가에게 전해 주고 싶다. “그거 별거 아니다”라고. 그저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 되고, 오는 사람과 친구가 되어 주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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