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로도 잘살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다”

송인구(41)씨는 비록 새내기 농부이지만, 성실성과 자신감만큼은 하늘을 찌른다.


“주위의 냉소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농사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쥔 새내기 농부 송인구(41)씨.


공주시 산성동이 고향인 송인구씨는 그동안 자영업과 회사생활을 전전하면서도 항상 농사에 대해 미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초 농사를 평생 직업으로 삼기로 결심했다. 먼저 아내인 남승숙(37)씨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어느 정도 반대를 예상하고 “농사는 노동력 때문에 도저히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만큼 함께 거들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평상시 남편 송 씨가 쌓은 믿음 때문이었는지 흔쾌히 승낙했다.

“일부 격려도 있었지만, 열에 아홉은 반대했습니다. 특히 당시 농사를 짓고 있던 친구들이 더 적극적으로 만류했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농사일을 더구나 FTA다 뭐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마당에 왜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려하느냐는 우려에서였을 겁니다.

하지만 어차피 제 인생은 제가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열심히 일한 만큼 되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생활해 온 만큼 충분히 보여줄 자신도 있었습니다”라며 “주위의 반대가 있었어도 귀농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3동의 하우스 추가 설치공사에 여념이 없다.

귀농 결심을 굳힌 송 씨는 곧바로 2006년 3월 농림부가 지원하는 6개월 과정의 귀농교육을 천안 연암대학에서 수료했다.

“영농교육 6개월은 제 인생의 첫 휴가였고, 재충전의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재 인생을 건 도전이었기에 교육 그 자체만으로도 좋았습니다”라며 그는 영농교육을 받으면서 귀농 결심을 더욱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농업에 문외한 이었던 그는 영농교육을 받으면서 시설하우스 농사를 짓기로 결정하고, 영농교육을 받던 그해 7월부터 열풍기 등 중고 영농기계를 구입하면서 본격적인 영농준비에 들어갔다.

오이 농사를 짓기로 결심한 그는 공주시 우성면 일대에 땅을 찾다가 현재 6동의 시설하우스를 설치한 이곳 2,000여평의 논을 임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하우스 설치를 시작, 올 1월 25일 생애 처음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올봄 6동의 하우스에서 첫 오이를 수확했으나, 첫 농사였고 서두른 탓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현재 3동의 하우스를 추가 설치 중에 있으며, 6동의 하우스에서는 여름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려 빨갛게 익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이번 여름 토마토는 두 번째 수확인 만큼 내심 풍작을 기대하고 있는 송 씨는 “공주 시내의 작은 아파트를 전세 놓고 그 자금을 여기에 올인하고 있지만, 자금사정이나 작목선정을 못해 아직 시작조차 못하는 귀농학교 동기생들은 생각하면 행운아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이곳이 내 생활터전이자 현실인 만큼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같은 마을에 사는 김진덕(50) 대성리 작목반장은 든든한 후원자로 송인구씨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20년 이상 농사를 지어온 베테랑이자 송 씨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한 김진덕(50) 대성리 작목반장은 이날도 하우스 설치공사를 위해 언제나처럼 자기 할 일도 팽개치고 달려왔다.

김 반장은 이날 “첫 인상부터 좋았지만 보면 볼수록 진국입니다. 뭐든지 배우려고 하는 자세도 좋고, 언제나 성실 그 자체입니다”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송 씨를 칭찬했다.

그는 또 “후배가 잘 돼야 제가 잘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잘 못하면 혼내면서라도 훌륭한 농사꾼이 되도록 옆에서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든든한 선배님을 두어 더욱 힘이 난다”는 송 씨는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농촌은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성공한 농사꾼도 아니고 배우는 중에 있는 햇병아리가 드러내 놓고 자랑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며 “더구나 언론지상에 오르내리다 보면 작은 신념마저 흔들리지는 않을까 걱정돼 몇 번 공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거절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그러면서 “열심히 해서 꼭 부농이 되겠습니다. 3년 안에는 무엇인가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라며 힘주어 말하는 송 씨의 얼굴에서 강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한편, 공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현재 농촌의 고령화로 갈수록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송인구씨와 같이 확고한 의지와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귀농하는 현상은 더 없이 반가운 일”이라면서 “보기드믄 열정과 의지를 불태우는 만큼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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