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유기재배인증을 받은 '엔젤농장'은 3,800평, 13개동에서 유기농 채소, 식용꽃, 허브 등을 생산하고 있다.

꽃은 화가든 시인이든, 예술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이며, 그 아름다움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해준다.

인간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꽃을 사시사철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더구나 그 아름다운 꽃을 식용으로 개발해 우리의 식탁을 싱그럽게 해주는 곳이 있다.

충남 공주시 사곡면 화월리 유구천변에 위치한 ‘엔젤농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먹는 꽃’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곳이다.

엔젤농장은 1995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유기재배인증을 받아 재배하는 유기농전문 농가다.


한두 가지의 채소를 가지고 유기재배인증을 받기는 쉽지만 이렇게 다품종을 복합적으로 유기재배인증을 받은 것은 ‘엔젤농장’이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현재 엔젤농장은 유기농 야채와 식용 꽃, 허브 등을 생산해 한국능률협회 웰빙인증 제1호 벤처기업인 선바이오텍과 8,00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몇몇 대형유통회사들의 계약 체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농업도 IT산업과 마찬가지로 기술개발만이 살길이라는 벤처농업 사업가, 억척스럽고 고집스럽게 한길만을 걸어오면서 지난 21일 농림부로부터 신지식인상을 수상한 ‘엔젤농장’의 안승환(56)대표를 만나봤다.


-언제, 어떻게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지난 1968년 경기 이천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항상 성공한 농업경영인의 꿈을 키워왔다. 특히 가족 모두가 채식주의를 해 평소에도 친환경 농산물에 관심이 많았다.

우연치 않게 공주에 들렀다가 한 버스기사의 친절함 때문에 공주(公州)에 매력을 느끼고 지난 1990년 고향인 이천을 떠나 이곳에 터를 잡고 2000만원의 농업진흥자금으로 신선초, 신립초 등 유기농야채 재배에 뛰어 들게 됐다."

먹는 꽃 중 하나인 '한련(나스타튬)'

-엔젤농장이라는 상호는 어떻게 지어졌나.

"이미 해외에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식용 꽃을 즐겨 먹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먹는 꽃'하면 의아심을 가질 정도로 알려지지 않아 사업 초기 어려움이 많았다.

외국을 오가는 친척의 도움으로 먹는 꽃 종자를 확보하고 갖은 노력 끝에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가 1994년 엔젤녹즙기회사와 독점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정식으로 회사 명칭을 엔젤농장으로 정하게 됐다.

그러나 큰 회사와의 계약이 오히려 화근이 됐다. 수확을 앞 둔 시점에서 '쇳가루 파동'이 터지면서 녹즙기 회사가 파산해 토지 매입과 시설하우스 설치 등을 위해 투입한 1억 8,000여만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후의 어려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다."

식용 꽃 '데이지'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히트상품을 개발해 냈다. 이젠 고전이 돼 버린 꽃양배추 ‘로즈’를 비롯해, 치커리가 옥수수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의 ‘치콘’ 등 수 많은 아이템을 개발해 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개발한 사업아이템과 재배기술을 가르쳐준 농가들이 오히려 자신들이 개발해냈다며 배신을 일삼고, 지자체는 단지 타 지역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지원 사업에서 배제될 때 울분을 삼켜야 했다.

친절을 베풀어 공주로 이사 오게 한 버스기사를 수없이 원망했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럴수록 더 이를 악물고 새로운 상품개발에 매달렸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인식 전환이다. 벤처 농업인들이 5년, 10년씩 공을 들여 힘겹게 개발한 신상품이 사장되지 않고 농가소득으로 이어지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유기농업은 웰빙 사업으로 농가에 고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사업이다. 특히 먹는 꽃은 새로운 고소득 작목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기능성 작목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나 백화점등에서 공급계약을 계속 타진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3,800여평 13개동에서 생산되는 양으로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어 '특화단지 조성' 등 집약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면 지역 농가 또한 큰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먹는 꽃 '팬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

"항상 시련은 있게 마련이다. FTA 등 영농 현실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그럴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응해야 한다.

남들과 똑같아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특히 농업으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직한 상품만을 만든다는 신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단 한 번도 스스로에 대한 신념과 능력을 의심해 보지 않았다.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의 흐름을 예의 주시했던 것이 오늘의 성공을 있게 했다고 자신한다."


-어렵게 개발한 아이템과 기술을 전국 농가에 전수해 준 이유는.

"전국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유기농 벤처상품은 엔젤농장에서 개발됐다. 돈을 목적으로 개발했다면 떼돈을 벌었겠지만 나는 농사꾼이지, 장사꾼이 아니다.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 장사꾼이 아니라 영원한 농사꾼으로 남고 싶다. 그래서 수많은 히트 상품을 개발했지만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품종 등록이나 특허 등록을 하지 않았다.

기술을 독점하게 되면 나태해져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개인의 이익보다는 농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해 더불어 잘 살고 싶었다. 내가 하는 일에서 보람을 찾는다면 영농인의 한사람으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안승환대표는 지난 21일 농림부로부터 '신지식농업인상'을 수상했다.

-'신지식인상' 수상 소감은.

"그저 담담하다. 국내에 없는 신품종을 개발하고, 품종과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동분서주 했지만 내게 돌아온 것은 실망감과 배신감뿐이었다.

내게서 새로운 품종과 재배기술 등을 배워간 농가들이 나보다 먼저 수상하면서 큰 실의에 빠진 적도 있었지만, 상패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 내 갈 길을 갈 뿐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유럽의 경우 15세기부터 먹는 꽃을 개발해 현재 250여 종에 이르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도 15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식용 꽃을 선보이고 있다.

'엔젤농장' 안승환대표
따라서 내가 해야 할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14종의 신품종을 개발해 냈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다.

식생활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신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할 작정이다.
 
현재 열대작물의 한국의 기후와 토질에 맞게 토착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 여름쯤 3가지 신품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족관계는.

"아내 현종순(55)과 결혼한 큰 아들 안상근(31)과 며느리, 작은아들 안상욱(29) 이렇게 다섯 식구 모두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유기농 가족이다."

엔젤농장: 041-841-5272,5277, 011-40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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