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재씨의 공주 말 사전 표지 ⓒ 특급뉴스 김광섭

공주시청에 근무하는 이걸재 계장이 큰일을 했다. ‘공주 말 사전’을 출판한 것. 그냥 쳐다보기에도 아까운 이 책에는 공주사람들의 ▲사투리(표준어의 관점에서 봤을 때) ▲민속 ▲생활용어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20여년에 가까운 산고(産苦)의 고통 끝에 빛을 보게 된 이 책이 출간됨으로 해서 공주(公州)의 품격이 한층 올라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른 지방의 국어학자, 민속학자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그들의 시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그냥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라져 버릴 수 있었던 우리들의 정신을 담은 도구가 이제야 마음 놓고 쉴 공간을 마련한 것 같아 기자의 속이 다 후련하다.

 한글맞춤법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표준말 이외의 말은 ‘방언(方言)’으로 분류된다.

‘통일’이 주는 편리성을 위해 제정된 표준말은 상대적으로 지방민들의 자격지심을 부추기는 역할을 도왔다. 지역 고유의 말을 ‘사투리’라며 평가절하 한 것.

언어의 ‘통일’이 주는 편리성, ‘통일’의 필요성을 극구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러한 의도적인 규정이 각 지역의 특성을 간직한 언어를 ‘사투리’로, 표준어 보다 품격이 뒤처지는 언어로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사투리’는 기준이 되는 지역, 기준이 되는 계층을 어디로 정했는지에 따라 정해진 것 뿐, 언어의 우열을 정한 것은 분명 아니다. 따라서 사투리는 ‘촌스러움’이 아닌, ‘독특함’으로 이해돼야 한다.

외지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공주 사투리’라고 생각될 수 있을지 모르나, 공주사람들에게는 분명히 ‘공주 말’이 맞다.

555쪽에 달하는 이 책을 쓰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국어학자도 선뜻 해내지 못하는 ‘큰 일’을 해낸 이걸재씨에게 공주시민을 대신해서 감사드리고 싶다.

민속원 제작, 공주문화원 발행. 판매처: 공주 국민도서
이걸재씨: 018-450-9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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