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에서 ‘당선자’로 호칭이 바뀐 분들에게 먼저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아울러 낙선의 아픔을 끌어안은 경쟁자들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제18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선량 지망생들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발품을 팔며 고생한 만큼이나 민심의 소재도 나름대로 꿰뚫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당의 간판 덕분이었든, 그동안에 쌓은 업적 덕분이었든, “각오는 이제부터”라는 점에 당선자들은 유념했으면 한다.

우선, 50%대라는 낮은 투표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거관리당국이 읍소하다시피 투표참여를 호소했지만 결과는 냉담하게 나타나 결국 ‘반쪽 민의’를 보였고 ‘반쪽 선거’가 되고 말았다. 국민의 대표성이 반감되었다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득표율의 고하(高下)간에 당선자들, 특히 여당인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이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자성의 좋은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이니 “민생파탄의 책임”이니 하는 푸념 조의 타령만 늘어놓을 때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그런 공염불은 ‘야당의원’ 시절,  ‘선거용’으로만 약효가 있었을 뿐이다.

아울러, 이제는 재선, 3선이 된 한나라당 의원들은 과연 “민생파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있는지도 되짚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대의정치의 동반자로서, 국정 견제의 책임을 공유했던 ‘거대 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그 때 민생을 살리기 위해 무슨 대안을 내놓았고, 그 대안의 관철을 위해 얼마만큼 노력을 기울였나?”하는 따가운 질책에도 당당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들이 울산시민들에게 던진 언약이 있었다. “한나라당 후보자 일동은 시민 여러분과 함께 공약추진단을 만들어 10대 대선공약과 7대 총선공약을 100% 실천하여 우리 울산이 더한층 도약하고 대한민국의 지탱하는 지주(支柱)도시로서 지속하여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동시에 ‘변화와 개혁’도 약속했다. 한나라당 당선자들이 참으로 ‘변화와 개혁’을 원한다면,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 지금은 비록 패배의 아픔을 곱씹고 있을, 다른 정당과 다른 후보들의 목소리도 귀담아듣고 더러는 차용할 줄도 아는, ‘좀 더 통이 큰 정치인’들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 개발, 지역 발전도 좋지만, ‘국회의원’이라는 직위가 읍․면․동의 구석구석이나 보살피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기를 바란다. 그런 자질구레한 ‘골목 공약’은 지방의원들의 몫이지, 큰 그릇의 국정을 논하는 위치에 있는 분들이 빼앗아 갈 몫이 아니기에 하는 말이다.

영예의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단말보다 쓴 소리의 비중을 더 높인 것은, 그들의 오늘이 있게 한 유권자들의 정서를 전하기 위해서이다.

 “제18대 울산 출신 국회의원들은 하나같이 대의정치와 국정 발전에 모범적으로 앞장섰다”는 공적비를 울산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세울 마음이 내킬 만큼 진정 훌륭한 선량들로 거듭나 주기를, 81만 유권자들과 110만 시민들은 애타게 바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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