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6일 후면 18대 총선이다. 코앞의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막바지 표심잡기에 안간힘이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안정론'을 내세워 과반수 의석(그 이상)을 노리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개헌저지선 확보를 위해 '견제론'으로 맞서고 있다. 군소 정당도 선명성이나 지역주의에 매달려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근혜와 친한연대'니 하는 희한한 정치세력도 표밭을 누비고 있다. 이당 저당의 공천 탈락자들도 무소속으로 유권자 심판을 기대하고 있다.

정당수와 후보자 경쟁율만 보면 여느 총선 때에 못지 않게 열기가 있어 보인다.그러나 거리는 한산하고 민심은 냉랭하다. 영남이 그렇고 호남이 그렇다. 수도권은 더 쌀쌀하고 충청권도 덩달아 시큰둥이다.

"여당일 때나 야당일 때나 오직 한나라당만 밀어줬으나 달라진게 없었다" ,"지역경제는 날로 황폐화되고 서민생활도 나아진게 없는데 누가 당선된들 무슨 상관이냐" 한나라당 텃밭인 부산지역 민심이다.

경남에서도 주민들의 정치 무관심이 심하고, 대구.경북지방도 역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충청권은 더욱 냉소적이다. 지역기반에만 안주하려 하는 정당의 창당이념부터가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전국 정당이 못될 바에 자유선진당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푸념이다.

호남지역에서도 정치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한 수준이다. "김대중 정부 창출을 위해 몰표를 만들어 주었으나 달라진 것도 없고, 국회의원들의 관심도 다른 데 있는 것같다"며 한숨들이다.

DJ 아들과 측근 인사의 무소속 행보에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곳 역시 총선에 대한 회의론이 민심의 바닥이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수도권도 유권자들이 총선에 등을 돌리고 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출범 전후에 빚어진 인수위 운영과 장관 인선 과정이 미숙하고 무리했다는 여론이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과 불협화음도 한나라당 지지층의 이탈을 부채질 하고 있다.

'대운하' 추진과 선거 정책 부재 또한 한나라당으로서는 악재이다. 결국 지지할 정당이 없고 밀어줄 후보가 없어 총선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선거판이 건조무미하기는 울산지역 역시 매 한가지다. 싱겁고 재미없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 울산의 총선현장이다. 한나라당 후보들의 싹쓸이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6개 선거구에 제1야당이라는 통합민주당 후보가 단 한명밖에 출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동운동의 메카인 공단지역에 근로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자가 없다는 것도 이유다. 군소정당의 후보자들이 경쟁력이 없다는 것도 선거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무경합 지역이 두곳이나 발생한 점도 그렇고, 일개 사무장이 무시험으로 경선을 통과한 것도 이번 선거를 재미없게 만든 동기이다.

참신하고 능력있다는 평가를 받던 인물이 '철새정치인'으로 낙인찍혀(무소속 후보로) 고군분투하는 것도 유권자들로 하여금 정치를 불신하게 하고 있다. 아들이 후보자인지 아버지가 후보자인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상도 이번 총선을 별볼일 없는 선거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출마자만 있고 , 유권자가 없는 총선이 울산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