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의 나눔 정신이 연일 화제다. 지난 한해에만 그는 7억원을 기부했다. 1998년부터 시작한 그의 기부는 올해로 10년째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그가 사회에 기부한 금액은 40억 원을 넘어섰다. 동료연예인들이 고백한대로 가히 충격적이다. 지난해 작성한 그의 ‘기부 가계부’를 들여다보면 더욱 놀랍다. 나눔의 손길이 곳곳에 닿고, 너무나 섬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는 과학발전기금과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http://www.prkorea.com/)지도제작비로 각각 1억 원과 1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그 분야에 특별한 관심이 없으면 선뜻 참여하기 힘든 경우다. 그는 또 무료공연 제작비로 8000만원을 희사했다. 나머지는 소외되고 불우한 계층이나 아동복지단체 등에 전달됐다.

새 소망의 집과 효주아네스의 집에 7200만원을 기부했다. 가출청소년을 위한 버스 꾸미루미에는 1억5000만원, 청소년봉사사역비로 4000만원이 그의 통장을 빠져나갔다.

이밖에 그는 지난해 받은 아산상 상금 5000만원 전액을 다시 아산병원에 돌려줘 관계자들을 감동시켰다. 그가 뻗친 나눔의 손길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소년가장 장학금은 물론 각종 체육대회와 학교축제, 공부방 등에도 골고루 손길이 닿고 있다. 심지어 난시청 지역에 위성안테나 보내기운동에도 기꺼이 참여했다.

그러나 그는 평소 기부행적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혼자 좋아서 한 일이 남에게 자랑처럼 비치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왕 자신의 행적이 드러난 이상, 많은 사람들이 ‘나눔의 문화’에 동참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선배가수 심수봉이 말한 대로 ‘김장훈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이며, 그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기부 가계부’를 써 내려 갈 것이다.  기부와 나눔의 대열에 김장훈이 있었던 반면 지난한해 우리 주변의 나눔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연말 이웃돕기 손길이 그 어느 해보다 인색했던 것으로 기록됐다. 우선 구세군 자선냄비가 반 밖에 채워지지 못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날 마감돼야 할 모금행사가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 하루 또는 연말까지 연장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전국적으로 목표액의 절반수준에 그쳤고, 부자도시 울산에서도 지난 2006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울산사랑의 열매의 성금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1997년 모금운동을 시작한 이래 최악의 실적을 보인 것이다.

12월 한 달 동안의 모금액이 평편 모금액보다 20~30%줄었고, 올 1월31일까지 목표액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울산사랑의 열매에 접수된 기탁금도 상당수 기업이나 단체로, 개인기부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각박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물론 지난해는 서민경제가 어렵고, 사회불안요소가 산재해 있었던 탓도 있었다. 게다가 대통령선거로 연말이 어수선 한 데다 국민들의 관심이 정권향배에 쏠린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태안 기름 유출사고까지 터져 국민들의 발길이 그쪽으로 쏠린 것도 ‘사랑의 행복 온도계’를 식게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나눔과 사랑의 손길은 안정과 풍요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또 그렇게 돼서는 진정한 기부문화가 뿌리를 내릴 수 없는 것이다. 이제 무자년 쥐띠해가 밝았다. 올해는 국민들 가슴속에 무언가 서광(瑞光)이 비칠 전망이다.  다들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이 서광이 어두운 곳에 있는 사람이나 소외계층에 골고루 비치도록 서로가 서로를 배려했으면 싶다. 이도 모자라면 김장훈에게서 작게나마 ‘나눔의 미학’을 배우자.그리고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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