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때에는 복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통렬하게 다루어야 한다” . 근대 정치학의 기초가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한 말이다.


정치가로서, 이미 많은 체험을 한 마키아벨리는 귀족과 교회, 국왕간에 얽힌 권력다툼으로 흔들리고 있던 르네상스기의 이탈리아 정세를 ‘군주론’을 통해 자세히 기술해 놓고 있다.

르네상스기의 이탈리아 정치판은 교묘한 권모술수와 살벌한 권력투쟁이 복잡 미묘하게 얽혀 있었다.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상대가 힘을 얻게되면 나중에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으므로 초반부터 상대 경쟁자를 완전무결하게 제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근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박근혜 양 캠프가 펼치고 있는 총력전이 점입가경이다. 어느 한쪽도 초반 제압에 성공하지 못한, 양 진영은 경선이 가까워 오자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쪽은 ‘대세론’으로 또 한쪽은 ‘역전론’으로 판세를 굳히려 하고 있으나 ‘희망 사항일'뿐이다.

처음부터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흑색선전과 네거티브도 ‘별무신통’인데다, 시간에 쫓긴 나머지 이제는 선거인단 표심잡기에 매달리는 양상이다.

18만여명에 이르는 선거인단은 일정한 비율이 반영된다. 대의원이 20%. 당원이 30%식이다.

국민투표 선거인단은 30%로, 여론조사는 20%로 정해져 있다. 대의원과 당원은 어느 정도 표 방향이 정해져 있어 다잡기만 하면 되지만 문제는 국민선거인단과 여론조사 방식이다.

총 선거인단의 30%를 차지하는 불특정 국민선거인이야 말로, 경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질문 방식을 놓고 ‘선호도‘니 ’지지도‘니 하며 티격태격 하는 것도 유.불리를 따질 수밖에 없는 양 진영의 막바지 전략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울산에서도 경선 초반서부터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측 사람들의 ’편갈림‘이 뚜렷했다. 정치적 의리와 소신을 내세운 시당위원장이 일찌감치 특정후보를 지지하자 국회입성을 노려왔던 시의회 의장이 반기를 들고나섰다.
시당위원장 사퇴공방이 계속되더니 급기야 지방시.구의원들 줄서기 경쟁으로 번졌다.

현실정치서 한발 물러나 있던 퇴물(또는 식물) 정치인까지 가세해 경선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시.군.구 자치단체장들의 특정후보 쏠림 현상도 감지되고 있다.

어느 기초단체는 물러난 단체장은 물론 현직단체장까지 공공연히 특정후보 지지발언을 일삼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지역국회의원들의 정치행보 또한 제 각각이다. 경선이 끝나 최종 후보가 결정된 이후에도 과연 이들의 갈등이 해소될지, 의문이 남는다.

한나라당 경선을 놓고 소위 ‘빅2’로 불리는 예비후보간의 경쟁은 정쟁이 아니라 숫제 난장(亂場) 수준이다. 쓸모 없는 소모전이 펼쳐지고 있다. ‘선거가 축제’란 말도 한나라당의 경선과정을 통해 허구임이 드러나고 있다.

"선거는 시끄러워야 하고, 그래서 재미도 있다“는 YS의 경험론은 그저 순진한 바람일 뿐이다.

특정후보를 은근슬쩍 지지하고 있는 그도 이번 경선이 좀 시끄러울 정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 이상 먼발치에 물러앉아 있어야 한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경선, 시끄럽기만 했지 도무지 재미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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