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 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시끄럽다. 지난해에는 노조창립 기념품납품을 둘러싸고 노조 내부에서 잡음이일더니만, 올들어서는 성과금 문제를 놓고 노사간 마찰이 빚어지고있다.

올 한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노사관계가 순탄치 못하리라는 조짐은 지난3일 시무식 현장에서 이미 드러났다. 이날 시무식은 한마디로 난장판에 아수라장이였다. 무슨 대형 화재현장을 보는듯 행사장은 소화기 분말로 뒤덮혔고, 출입문의 유리창과 화분등이 박살난 채나딩굴었다.

조합간부등 40여명의 노조원과 회사 관리직원간의 몸싸움과정에서 최고경영자인 사장이 얼굴에 상처를 입는등 결국 이날 시무식은 파행으로 끝났다.

노사간 물리적 충돌까지 촉발한 이날 사태는 연말 성과금 지급 문제를 놓고 회사측과 노사간의 견해 차이에서 비롯됐다. 회사측은 지난해 설정한 생산목표를 100% 달성하지 못해 연말성과금을 50% 줄여 지급할수 밖에없다는 입장을 취하고있다.

이미 지난해 노사협상에서 사업계획 생산대수 100% 초과시에만 150%의 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는 주장이다. 95%와 90% 초과시는 각각 100%와 50%를 지급하기로 했기때문에 지난해 성과금은 100% 지급이 합당하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은 또지난 연초 수립한 사업계획을 노조측의 여름 장기파업으로 중간에수정 축소했는데도 잇따른 정치파업등으로 생산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주장하고있다.

노사합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표명이다. 적어도 임금 부분만큼은 명문화된 합의조항을 준수하겠다는 자세이다.

이에반해 노조측은 연말성과금 150% 지급은 "지난해 여름 임금협상에서 최고경영자와 구두로 약속된 사항"이라며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합의내용을 파기하고있다"며 반발하고있다. 따라서 노조측은 성과금 미지급분50% 확보를 위해 실력행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이미 예정된 잔업을 거부했으며 약속된 연말 특근마저 기피하는등 회사측을 압박하고있다. 노조는 또 투쟁 수위를 높이기 위해 대의원의 공장출근과 철야농성.전체조합원 규탄집회등을 경고하고 있다. 노사협상 과정에서 노조측이 최후의 비상수단으로 흔히 구사해온 "본사 상경투쟁" 까지 감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황상 걷잡을수 없는 파국이 예상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회사측은 지난 10일 노조를 상대로 10억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노조의 잔업거부등으로 지난해 12월28일부터 지난 7일까지의 생산차질이 모두 7752대, 1200억원 규모라는 주장이다. 10억원은 회사측이 계산한 전체손실금액의 10분의1수준이지만 이제까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금액중 최고이다.

이또한 노조에 대한 회사측 대응자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의미다. 이에 질세라 노조도 상경투쟁 인원을 3000명으로 늘리고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의 시기를 앞당길 태세다. 성과금 지급문제로 야기된 현대자동차의 노사관계가 정면충돌에 감정대립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우리는 여기서 지난해 있엇던 포항지역 건설노조의 투쟁방식과 포스코의 대응자세를 눈여겨 볼필요가 있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불법행위에 포스코는 원칙으로 맞섰고 결국 노조는 굴복했었다.

노조가 백기를 든 배후에는 공권력에 앞서 포항시민들의 자발적인 기업사랑. 지역사랑이 십분 발휘됐기때문이다. 이번 현대차 사태에 대해 울산지역 여러 단체도 시민역량을 결집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사측 희생만 강요할 게 아니라 노조도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회사측도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노조를 한식구로 감싸안는 포용력을 발휘해야할 때다.그도 저도 아니면 적어도 감정대립만은 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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