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도면 군사혁명이 있고 난 후 공화당이 득세하던 시절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거리곳곳에는 ‘부패일소’니, ‘민생고해결’이니 하는 군사정부의 구호가 나붙어 있었다. 국회도 군인 출신의 공화당의원들이 의정을 장악해 야당의원들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해 치뤄진 제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에서는 신민당 후보인 김정열씨가 3선의 김 모후보와 군인출신의 현역의원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공화당도 놀래고 야당인 신민당도 놀란, 파란이었다.

변호사이자 심계원(지금의 감사원) 차장 출신인 그는 처음 있는 추경예산안 심의자리에서 대 정부 질의를 통해 공화당정권의 부패 척결의지를 따져 물었다. “소양강댐 공사장에 투입된 건설단원(강제 동원된 군 미필자 및 불량배)들의 부식비를 관리감독기관인 건설부와 국방부 현장 직원들이 떼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잇따라 그는 “혁명을 해서 세운 정권이라면 정통성을 위해서라도 부패 파렴치범을 엄벌하라”고 일갈했다.

부패척결에 관한 한 60년대 그 암울한 시절에도 여야가 따로 없고 ‘독재와 민주’가 따로 없었음을 기억나게 하는 일화이다. 최근 국가청렴위원회가 304개 공공기관에 대한 청렴도 조사를 해 이를 발표했다.

중앙부처를 비롯한 외청과 각종 정부위원회가 조사 대상기관이었고, 설문대상은 8만5천여명의 민원인과 4천5백명에 달하는 공무원 이였다. 중앙부처와 위원회의 경우 21개 기관중 복지부와 농림부가 청렴도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들 두기관은 시체말로 끗발 없고 힘없는 기관이다. 이에반해 건교부와 청소년위원회 . 기획예산처는 평균청렴도(8 . 95)를 밑돌았고, 공정거래위와 재경부 . 문화관광부 등은 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건설교통부는 민원인들의 ‘부패경험수치’에서 7 . 66점을 받아 ‘문제기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번에 조사된 청렴도 하위권 기관은 대게 단속과 규제업무를 수행하거나 인 . 허가권을 행사하는, 소위 ‘목에 힘주는’ 부처들이다. 또 예산책정 등 재정지원을 하는, ‘돈 만지는’ 기관일수록 덜 청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슨 끗발이나 힘 따위와는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은 지방교육청의 청렴도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학교급식 운영관리업무가 단연 취약부분 1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의 급식문제를 놓고 업체 선정에 흑막이 있다는 증거이자, 식재료 입찰 과정도 투명하지 못하다는 여론이다. 교육정화를 위해 서슬이 퍼런 교원단체가 있는데도 금품과 향응 제공률 역시 그 수준이 별반 낮아지지 않았다.

14개 외청 가운데는 해양경찰청과 산림청이 각각 청렴도 9 . 33과 9 . 24를 기록, 우수기관으로 뽑혔다. 해경이나 산림청은 업무의 특수성 또는 한정성 때문에 평소 부패에 노출되거나, 연결되지 못하는 ‘힘없는 기관’이다. 이와 다르게 35개 중앙행정기관중 힘세기로 소문난 검찰청은 청렴도 7 . 80을 기록,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검찰청에 대한 민원인의 부패경험 수치는 7 . 01점으로, 중앙 행정기관중 맨 꼴찌다. 비청렴도로 따지면 단연 1위다. 정부가 필요로 하는 중요물자의 구매와 공급을 맡고 있는 조달청이 검찰청 다음으로 부패한 것도 역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울산시가 광역시 중에는 2위를, 16개 시 . 도중에서는 6위를 차지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지난 2005년에 비해 점수는 0 . 51점, 순위는 5단계나 상승했다. 부디 힘 키울 생각말고‘청렴 울산시’로 승승장구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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