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상에 오르는 삼실과(대추, 밤, 감)에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우리민족에게는 유구(悠久)히 이어져 내려오는 빼어난 무형문화재(無形文化財)가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삼실과(三實果)라는 의미(意味)가 주는 깊은 뜻은 우리의 후손(後孫)들이 길이 보존(保存)하고 다듬어서 다음 세대(世代)에 또 그 다음 세대로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민족은 새해 첫날 제일 먼저 조상(祖上)님께 제사(祭祀)를 올리는 것으로 새 해를 시작한다.

설날뿐만 아니라, 한가위 추석날과 조상의 기일(忌日)에 반드시 제상에 올리는 과일이 ‘삼실과(三實果)’다. 여기서 삼실과(三實果)란 대추, 밤, 감을 말한다.

대추는 시달릴수록 더 꿋꿋하게 열매를 맺는 인내심을 가르쳐 준다.

대추의 특징(特徵)은 한 나무에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열리며 꽃 하나가 피면 반드시 열매 하나가 열리고 나서 꽃이 떨어진다.

헛꽃은 절대 없다. 즉,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子息)을 낳고서 죽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제상에 대추가 첫 번째 자리에 놓인다. 자손의 번창(繁昌)을 기원하는 뜻에서이다.

또한 대추는 척박(瘠薄)한 땅에서도 잘 견딘다. 비바람에 세차도 잘 영그는 특성이 있다.

시달릴수록 더 꿋꿋하게 열매를 맺어가는 대추를 보고 환경(環境)과 여건이 어려울수록 슬기롭게 세파(世波)를 견디어 내는 인내심(忍耐心)을 키우고, 열정(熱情)과 끈기로 어려움과 고통(苦痛)을 극복(克復)해 나가야 한다는 사회적 수행(修行) 방법을 알려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사회는 매몰차기도 하고, 냉혹(冷酷)하기도 한 곳이다. 어려움을 만났을 때 쉽게 좌절(挫折)하거나 주저앉자 버리지 말고, 대추 과일처럼 더욱 더 차분하게 속을 다져서 스스로 영글어 가는 지혜(智慧)를 배우라는 뜻이 있다.

밤(栗)은 자식의 지극(至極)한 효심을 일깨운다.

밤의 특징(特徵) 다른 식물(植物)의 경우 나무를 길러낸 첫 씨앗은 땅속에서 썩어 없어져 버리지만, 밤은 땅 속의 씨밤이 생밤인 채로 뿌리에 달려 있다가 나무가 자라서 씨앗을 맺어야만 씨밤이 썩는다.

자식들에게 ‘뿌리 없는 줄기와 잎이 없듯이, 부모 없이 자식이 태어 날 수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알려주고, 부모와 자식은 천륜(天倫)의 기본 끈임을 상기 시켜준다.

언제 어느 때나 부모(父母)의 은혜(恩惠)를 생각하는 효심(孝心)을 북돋우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부모들에게 뿌리가 양분(養分)을 공급하여 줄기와 잎이 나오는 것처럼 부모는 뿌리의 역할(役割)을 다하여 자식을 훌륭하게 잘 키워야 한다. 부모 역할의 중요성(重要性)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와 같이 ‘밤’은 자식에게는 지극(至極)한 효심을 키우게 하고, 부모에게는 한없는 자녀사랑을 북돋우게 하는 매우 상징적(象徵的)인 과일인 것이다.
 
감은 지극정성으로 자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일깨운다. 

감의 특징은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난다. 그러나 감을 심으면 감나무가 나오지 않고 고욤나무가 나온다.

고욤나무를 감나무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욤나무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잘라내고 그 줄기를 대각선으로 짼 뒤, 기존의 좋은 감나무의 가지를 꺾어다가 접(接)을 붙여야 감나무가 된다.

접을 붙이는 감나무 가지를 고를 때 병충해(病蟲害)에 튼튼한 최상품(最上品)의 감나무 인지를 확인(確認)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탐스럽고 맛있는 최상(最上)의 열매를 주렁주렁 달아 주기 때문이다.

좋은 감나무를 만들기 위해서는 3~6년 사이에 고욤나무가 되지 말고 감나무가 되도록 접을 붙여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낳아서 훌륭한 인재(人材)로 키우는 것도 이와 같아서 좋은 감나무가 되도록 접을 붙이는 심정(心情)으로 자식을 돌보고 교육(敎育)시켜야 한다.

3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는 속담(俗談)이 있다. 이는 사람으로서의 기본(基本) 인성(人性)은 3살에서 6살 사이에 대부분 형성(形成)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時期)의 어린이는 또래 아이들과 놀기 시작하는 단계(段階)로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태도나 인간성(人間性)에 쉽게 동화(同化) 되는 기간이므로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긴요(緊要)한 시기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환상(幻想)’과 ‘현실(現實)’의 분별력(分別力)이 약하므로 확실히 구별(區別)해서 가르쳐주어야 한다.

부모로서 자식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를 알고, 분별(分別) 있게 행동(行動) 할 수 있도록 분명(分明)하게 지도(指導)해야 하는 시기 이다. 인간성의 기본 틀이 바로 이시기에 갖추어 진다.

‘고욤 일흔이 감 하나만 못하다’는 속담(俗談)이 있다. 자식을 고욤으로 키울 것인가? 아니면, 감나무로 키울 것인가? 하는 선택(選擇)을 부모는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는 자신(自身)이 굶는 한이 있더라도, 자식(子息)을 훌륭하게 키우려고 노력(努力) 한다.

세계(世界)에서 가장 교육열(敎育熱)이 높고 자식사랑을 애절하게 하는 민족(民族)이다.

이렇게 우리민족은 제상에 올리는 ‘삼실과’를 통하여 부모 자식 간의 끊을 수 없는 인연(因緣)의 고리를 가르쳐 주는 것은 물론 가정교육(家庭敎育)과 사회교육(社會敎育)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충남 공주출생. 前 우성새마을금고 7, 8대 이사장. 현 (사)이산전통풍수지리연구회 이사. 대동풍수학회 상임이사. 현 공주대 평생교육원 풍수지리 강사. 작명(作名) 풍수지리연구가. C.P :016-404-1434 智山 이원행
또한 부모로 하여금 굳세고 총명하고 슬기롭게 자식을 키우도록 할 뿐만 아니라, 자녀 또한 부모에 대한 고마움과 은혜(恩惠)를 상기하여 효(孝)를 다 하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제상에 삼실과(三實果)를 상징적(象徵的)으로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우리의 제상에 오르는 삼실과의 상징적 역할(役割)을 잘 인식(認識)하여 우리조상이 남겨 준 훌륭한 교훈(敎訓)을 잘 가꾸고 기려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음을 상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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