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일요일 저녁시간에 옥룡동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공주시민포럼이 출범하였다. 춘분 이틀 뒤의 일이다. 창립회원 13명이 처음 만나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하면서 시간을 절약한다는 취지에서 포럼이 개최된 장소에서 춘분에 먹기 좋은 간단한 음식을 나누면서 창립 포럼을 진행하였다.

이 날 결정된 포럼 명칭은 ‘(사)공주시마을공동체네트워크 공주시민포럼(이하 ‘시민포럼’)’인데, 격주 일요일마다 저녁에 3시간동안 개최하고, 윤번제로 발표자를 정해 공주의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이나 시사점을 찾을 수 있는 주제로 발표하며, 이와 관련하여 모든 참석자가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포럼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런 한편으로 공주가 역사?문화?교육도시라는 점과 참석자들의 인문학 소양을 기른다는 취지에서 시민포럼이 있을 때마다 공주와 관련되거나, 시의성에 맞는 고전강독을 한편씩 읽고 의견을 나누기로 하였다.

시민포럼은 목적에 동의하는 공주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운영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상임회원은 정기적으로 매월 회비를 납부하도록 하였다.

시민포럼의 회장은 (사)공주시마을공동체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 이사장이 겸하며, 네트워크 회원이 아니더라도 상임회원, 또는 일반 회원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간사는 출범하는 날 호선하였고, 시민포럼 좌장과 사회는 참여자의 역량강화를 위해 매 회마다 다르게 선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시민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은 보도 자료나 칼럼 형식으로 언론에 기고하여 공주시민들과 공유하여, 뜻을 같이 하는 시민들이 언제든지 시민포럼에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하기로 하였다.

필자도 창립 시민포럼에 참석하여 시민포럼이 춘분에 출범하는 만큼 ‘춘분’의 의미와 가치를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는데, 모든 상임회원들이 공감을 해 주었다. 그렇다면 공주 발전을 전제로 하는 시민포럼이 ‘춘분’의 의미와 가치를 지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그러므로 시민포럼은 무엇보다도 시국(時局)이나 사리(事理)를 보는 시각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안 된다. 매사에 중도적 관점에서 공주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회원이 중도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시민포럼이 그래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입춘부터 봄이라고 하지만, 유럽에서는 춘분부터 봄으로 본다고 한다. 봄은 따뜻하고, 꽃이 피며, 새싹이 나고 새가 지저귄다. 그러니 시민포럼은 토론과정이 겨울처럼 춥고, 늦가을처럼 스산할 수 있지만, 결론과 결과는 언제나 봄 같아야 한다. 참여하는 시민들의 관계도 그래야 한다.

춘분에 농가에서는 한 해 농사를 잘하기 위해 밭갈이하기에 바쁘다. 밭갈이를 하면 토양이 좋아 지듯이 마음의 밭을 갈면 지혜가 길러진다. 그래서 ‘교양’, ‘문화’를 영어로 ‘culture’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시민포럼도 시사(時事)만 다루지 말고 마음의 양식(糧食)을 기르기 위해 고전(古典) 등 인문학의 교양과 지혜를 기를 수 있어야 한다.

시민포럼은 누가 시켜서, 또는 공조직으로 만들어서, 아니면 기대하는 결론을 미리 정하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포럼은 뜻 있는 시민 스스로 시간과 돈과 재능과 열정을 내서 윤리적이고, 공평하며, 정당한 사회,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病者)가 없다”고 했다.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에 춘분에 단비 내리듯 시민포럼이 생겨났으니, 시민 모두 몸과 마음이 건강한 공주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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