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눈 비비는 나를 질질 끌고

동네 저수지 방향으로 그가 경운기를 몬다.

 

는개가 한 치 앞도 볼 수 없이 뿌옇다.

 

털털거릴 때마다 내 몸이 공중부양을 한다.

 

보이지 않는 길, 가도 가도 오리무중인데

그는 자꾸 묻는다. 멋있지? 환상적이지?

 

동서남북, 세상은 온통 는개에 갇혀 있는데

눈썹과 속눈썹에 작은 물방울을 매달고

 

그의 입술, 는개의 바다 위 둥둥 떠다닌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