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다산, 지혜를 상징한다는 경자년 설날이 새로 밝은지 4일이 지났다. 경자년에 남은 날이 앞으로 360여일이나 될 것이니, 이제 나흘밖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에서는 벌써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오가곤 한다.

그런 말을 쓰는 사람들은 아마도 설날에 무언가 새로운 목표를 세웠는데, 이제 4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을 소홀하게 되었거나, 이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말로 들린다.

예컨대 건강을 위해 금연이나 금주를 하겠다거나 매일같이 만보이상 걷겠다든지, 아니면 매일 매일 절약을 해서 저축을 더 많이 하겠다든지, 또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게 위해 독서나 어떤 새로운 공부를 하겠다든지…… 등 등, 새 해, 새 달, 새날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목표를 정해서 그 일을 성취하려고 노력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새 해에 마음으로 굳게 정한(작심; 作心) 일들이 3, 4일이 지나기 전에 수포로 돌아가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를 놓고 흔히들 쓰는 말이 ‘작심삼일’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작심삼일’이란 말은 흔히 ‘굳게 먹은 마음이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된다’는 말로 쓰인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언제나 그런 뜻으로 쓰여야 하는 것인가는 이 말이 생겨난 배경을 보면 명확해 질 것 같다.

‘작심’이라는 말은 맹자의 ‘작어기심(作於其心)’에서 나왔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에서 실시하던 정책이나 법령이 사흘 만에 바뀐다는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여, 한 번 시작한 일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을 썼다는 류몽인(柳夢寅)은 ‘어우야담(於于野談)’에서 류성룡이 각 고을에 공문을 발송하라는 명을 내렸다가 실수가 있어 회수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공문을 보내는 역리(驛吏)가 아예 발송하지도 않은 공문을 그대로 가져 왔다는 것이다. 그러자 류성룡이 크게 화를 냈는데, 역리가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이라는 말이 있어 어차피 사흘 후에 다시 고칠 것’이라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화를 통해 보면, 조선시대 명재상(名宰相)인 류성룡(柳成龍)도 그런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어떤 일을 할 때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무턱대고 추진하지 말고, 사흘 동안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라’는 교훈이 담겨있다는 말이다.

특히 그 ‘어떤 일’이 단순한 개인의 일이 아니고, 한 지역이나 또는 한 국가의 일이라면 더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하고, 모든 마음을 담아 결정한 것이라면 과감할 정도로 추진하라는 뜻일 것이다.

공주시에서도 지난 1월 2일 시무식에서 김정섭 시장이 ‘적토성산(積土成山) 갱위강시(更位强市)’를 선포했다. ‘1500년 전 무령왕이 백제가 다시 강한 나라가 되었음을 선포했듯이 시민 모두의 뜻과 힘을 모아 공주시의 성장과 중흥을 꾀하는 한 해로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신중한 마음으로 ‘강한 공주시’를 만들겠다는 시정 목표를 정하고(작심; 作心), 많은 업무 계획을 수립하였으며, 김정섭 시장이 16개 읍?면?동을 순방하며 시민들의 목소리도 많이 들었으니, 이제는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오로지 공주시민과 공주 지역 발전만을 위해 진력(盡力)하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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