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공주천주교순례길걷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출발지인 중동성당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주시(시장 김정섭)·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천주교공주지구(이한영 지구장신부)· 황새바위순교성지(한태호 주임신부)는 19일 ‘공주천주교 문화유산 가치 재조 및 활용’을 주제로 순례길 걷기와 학술대회를 개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대표적 순교지로서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행사는 순례길 걷기를 시작으로 기념미사, 학술대회 순으로 열렸다. 순례길 걷기에는 유흥식 천주교대전교구장을 비롯한 정진석 국회의원, 박수현 국회의원예비후보, 이한영 공주지구장 신부, 천주교신자들이 동행했다.

이들은 이날 공주중동성당을 출발해 공주원도심지역의 대표적 신앙유적인 우진영터~공주목관아터~충청감영터~공주향옥터~황새바위순교성지에 이르기까지 약2km의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시기부터 6.25전쟁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 공주지역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증명하는 순례길을 돌며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황새바위순교성지 기념미사와 공주천주교문화유산의 가치재조명 및 활용방안모색을 위한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학술대회는 유흥식 천주교대전교구장의 기조강연과 ▲충남 천주교회의 위상(김수태 충남대 교수) ▲ 공주 천주교 문화유산의 특징과 활용방안(이해준 공주대 명예교수) ▲ 충남 천주교 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등재방안(김성태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발표가 있었다.

김수태 충남대교수는 이날 “한국천주교회사의 흐름 속에서 대전교구의 역사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최근 유네스코에서 김대건 신부를 2021년의 세계기념일물로 선정됐다는 점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며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전교구 방문이 충남의 천주교회가 세계천주교회사 속에서 어떠한 역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충분히 드러내 주었다.“고 말했다.

이해준 공주대명예교수는 “공주지역은 조선시대 충청감영 소재지로, 천주교 박해기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순교자가 나온 곳이자, 한국 근대사와 천주교교회사의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곳”이라며 “천주교관련 문화유산인 황새바위순교성지, 공주 향옥을 비롯한 천주교순교성지, 충청감영, 우영 같은 유적, 박해시기의 교우촌과 수리치골 성모성지 등 너무나도 많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주지역의 천주교문화유산은 역사적 중요성과 관광문화자원으로서의 잠재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과 조명을 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이를 계승, 활용해 자원화 하는 것이 과제”라고 역설했다.

또한 “로베르트 베버신부가 그린 그림에서 황새바위가 더욱 큰 순교의 현장으로 유명했음을 말해준다”며 “베버신부는 한국여행 경험을 글로 엮어 1915년 ‘동방의 조용한 나라에서-한국에 대한 여행회상록’을 독일어로 출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여행도중 충청도의 중심도시이며 1866년 다수의 천주교도들이 처형됐던 공주감옥과 황새바위 순교성지 공주를 방문, 순교자들이 공주감옥으로 부터 끌려나와 강물에 그 피를 흘려보낸 숱한 순교자의 무덤이 뒤덮여 있던 처형지인 황새바위 일대에서 순교자의 피를 회상하고, 천주교도의 주 순교지가 바로 제민천변이었음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김성태 내포교회사연구소장은 “충남내포권역의 천주교유적군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신청서를 지난 9월 30일에 문화재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상유산은 △여시울 이존창 생가터 △솔뫼마을 김대건신부유적 △신리 다블뤼주교유적 △해미순교유적(해미읍성) △홍주순교유적(홍주읍성) △합덕성당 △공세리성당 △상홍리 공소”라고 밝혔다.

또한 “충남내포권역은 천주교의 자발적 수용이라는 한국천주교의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역사적 맥락을 공유하면서 처음으로 평민층이 중심으로 된 민중종교로 뿌리내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첫 한국인 사제배출로 천주교의 자생성 확보, 수로교통이 발달한 내포지역의 지리적 특징을 이용한 박해기 선교사의 사목활동, 천주교 전파, 그리고 혹독한 박해 속에서 수많은 순교자를 양산했으며, 한국천주교회의 요람이자 보루역할로 2세기 넘게 천주교 신앙을 면면히 이어오면서 성공적 토착화의 독보적인 종교문화 전통을 창출해왔다는데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창출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용혁 공주대학교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공주지역 천주교 문화유산의 활용방안 모색을 주제로 신용희 금강뉴스대표, 이상원 공주대학교 문화유산대학원 졸업생, 한태호 황새바위성지주임신부의 토론회가 열렸다.

신용희 금강뉴스대표는 “황새바위에 한 번도 와보지 않은 공주시민이 많다”며 “시민단체와 연계한 문화행사 등을 열어 시민이 가까이 다가가 함께 하는 황새바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석사학위논문으로 ‘공주 천주교 도보순례길 개발방안’을 쓴 이상원 공주대문화유산대학원 졸업생은 “공주천주교 도보순례길 개발을 위해 공주에 산재돼 있는 천주교 유적을 테마로 정해 순례하고, 향옥을 원형대로 복원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태호 황새바위성지 주임신부는 “성지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황새바위에 찾아오시는데, 황새바위 이정표와 코끼리 차 이용객에 대한 성지설명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해준 공주대명예교수는 “ 내포지역처럼 공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공주천주교연구소’ 같은 모임을 만들어 공주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용혁 공주대명예교수는 “황새바위는 천주교성지일 뿐만 아니라 충남도기념문화재로, 천주교성지와 문화재라는 두 가지의 성격을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공주 천주교의 역사성 재조명 △공주 천주교책자의 주기적 발행 △천주교성지행사 시 일반인참여 유도 △순례길 걷기, 학술대회 지속적 연계 △황새바위와 관련된 베버신부, 이존창 루드비코의 흔적과 연관된 정보를 찾기 쉽게 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한영 공주지구장 신부는 “20여 년 전 황새바위에서 근무한 적이 있고, 17여 년 전 학술세미나를 한 적이 있어 이 자리가 더욱 감격스럽다.”며 “황새바위와 공주지역 천주교 연구를 위한 많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학술대회를 주제별로 주기적으로 개최해 공주지역의 천주교 역사가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청감영터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공주향옥일대인 공주교동성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황새바위성당에서 기념미사를 하고 있다.
유흥식 라자로교구장주교가 영성체를 봉행하고 있다.
김성태 신부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종합토론이 열리고 있다.
이한영 공주지구장신부가 마무리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해준 공주대명예교수가 베버신부가 그린 황새바위순교지 일대의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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