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콩을 한 소쿠리 머리에 이고

양손엔 푸성귀 자루 하나씩 들고

엄마는 이십 리 길 조치원 장에 가고.

 

쌀독 밑 쌀 한 바가지 마당에 뿌리고

참새랑 놀다가 공기놀이 하다가

귀 뜯어진 곰 인형 안고 자다가.

 

양은솥 안 고구마 세 개 먹으면

해는 지쳐 먼저 집에 가고

나도 대문간 멍석 위에서 잠이 들고.

 

땀에 흠뻑 젖은 옷 속에서

엄마는 찌그러진 풀빵

한입 가득 물리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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