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독기가 없다는 것은 더 슬픈 일이다

순 하디 순한 것들도

버려지는 순간 독기를 품는 법

뿌리 뽑힌 풀뿌리를 보면

끝까지 흙을 움켜쥐고

몸을 세우는 저 뜨거움을

버림받는다고 절망할 일은 아니다

차라리 왜 버리느냐고

한 번쯤 속 시원히 따져 물을 일이다

날 세운 혈기로

다시 일어나 세상을 활보할 일이다

누구나 수없이 버리고

버려지고 버림당했다

내가 버린 저 하수(下水)마저도

죽을힘으로 강을 헤엄쳐간다

독기 어린 눈으로 새 숨길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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