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망 옆 잎맥이 환한 이파리 사이로 꽃이 피었다

금방이라도 깨져버릴 것 샅은 저 붉음

상처의 꽃이라 결정의 순간을 놓칠 수 없다는 비장한 색이다

나도 발을 헛딛다 나를 잡아 세운 적 있다.

온종일 거울 앞에서 입술을 붉게 칠한 적 있다

나도 모르는 내가 내 가까이 있었던 적 있다

껍질의 시간에 길들여지면 헐렁해질 거라고 물처럼 말을 흘려보낸 적 있다

눈이 내리자 장미에게 말없음으로 고백하고 있다

지난 청춘에 대한 내 오랜 고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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