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를 이틀 남기고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한 낮에는 물러설 줄 모르는 더위 속에서 20일 이른 오후에 세종특별자치시 의회에서는 보육정책 개선을 위한 연구모임이 열렸다.

평균연령이 가장 젊은 도시로 알려진 세종시는 전국 17개 시?도 중 합계출산율이 1.67명으로, 0.84명인 서울의 2배에 달하는데도 세종시의회의 뜻있는 의원 4명이 전문가와 어린이집 원장, 보육지원 기관장, 시청의 보육담당관, 학부모와 함께 세종시 보육정책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모임을 개최한 것이다.

지난 2월과 4월, 그리고 어제에 걸쳐 세 번째 개최한 연구모임인데, 그 사이 7월에는 보육과 유아교육 현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고도 전국에서 출산율이 1위인 세종시에서 박성수의원을 대표로 시의회 의원들이 직접 나서서 보육과 유아교육 간 격차를 해소하는 한편, 세종 보육 발전을 위해 거의 정기적으로 진지한 연구모임을 개최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해 주는 좋은 소식이 아닌가?

이 자리에서는 어제 논의된 여러 가지 보육정책 개선 방안 중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영유아 급식비 차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내년부터 새로 시행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누리과정 교사연수와 보(교)육 콘텐츠 개발을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이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 ▲동일한 누리과정을 운영하면서도 근무시간, 보수 등 격차를 보이고 있는 어린이집 보육교직원들의 근무부담을 어떻게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세종 보육의 질적 수준을 높일 것인가 등 등 매우 중요한 사항들을 놓고 자유롭게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연구모임이 계속되면서 연구모임에 참여하는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보육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이젠 이미 전문가 수준으로 높아졌고,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학부모와 시민은 물론 세종시청의 입장도 잘 이해하려는 정치적 안목을 보고 세종보육의 밝은 미래를 예견할 수 있었다.

보통 ‘시의원들’이라고 하면 시민들의 일상 현장이나, 각종 행사장에 다니면서 자신들의 지지세를 넓히거나, 다음 선거에서 많은 표를 얻어 재임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4명의 뜻있는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왜 귀한 시간을 내어 보육전문가나 보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는가?

그 답은 1980년대 초의 전국 출산율 동향과, 서울시의 보육 지원 확대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본다.

1980년대 초에도 여전히 당시 정부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는 등의 산아제한 정책을 한창 펼치고 있을 때 이미 출생아수는 매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었다(1982: 848,312, 1983: 769,155, 1984: 674,793, 1985: 655,489).

그 결과 지금에 와서는 매년 3만 명 이상 씩 출생아수가 줄어들어(2015: 438,420, 2016: 406,243, 2017: 357,771, 2018: 326,900), 이런 추세로 가면 3년 후에는 1년에 20만 명 정도만 출생하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출산율 전국 1위’라는 세종시도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미래지향적 시각을 일부 시의원들이 인식, 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세종시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육지원정책이 가장 잘 되고 있다고 하는 서울시의 출산율이 ‘전국 최하위’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출산율이 떨어질 때 모색하는 보육정책은 필연적으로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수반해야 할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처럼, 출산율이 높았을 때 제대로 발전시켜야 했을 보육정책을, 출산율이 더 이상 떨어져서는 안 되는 지금에 와서 자칫 소홀하게 생각하면 큰일이라는 인식을 정부 고위관료들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이나 국민과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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