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카톡질로 망신…시민 비난 쏟아져

 

공주시 의원의 ‘회의시간 중 휴대폰 딴 짓’과 관련해 악화된 시민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의원들은 본 회의 뿐만 아니라 상임위나 간담회 등 각종 회의시간에도 ‘업무’에 집중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사적 행동을 하는 행위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앞선 지난 9일 열린 공주시의회 제21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임달희 의원이 장시간 휴대폰을 만지작거린 사건으로 언론과 시민의 지탄을 받았다. 이종운 의원 또한 마찬가지여서 자질부족과 고질병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임 의원의 카톡 대화는 김종문 사무국장의 의사보고와 박병수 의장의 조례안이 상정된 순간에도 끊임없이 계속됐다.

임 의원은 세 번, 네 번 카톡이 떠도 휴대폰을 끄지 않았으며, 답장도 ‘친절하게’ 계속했다. 또한 실수로 동영상 화면을 터치해 회의 중 음악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의회 전체에 망신살이 퍼졌다.

공인인 시의원이라고 하더라도 매우 급박한 일이라면 일정부분 용인될 수 있으나, 카톡 내용을 볼 때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모두 사적인 내용이었고, 본인도 인정했다.

특히 본회의의 경우 ‘회의’를 하라고 맡겨진 시간이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는 ‘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주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해야 한다’는 공주시 의원 윤리강령 2조 위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뉘우치며 사과하지 않고 “시민의 질문에 답한 것”이라고 강변, 나쁜 여론에 불을 질렀다.

옆에 붙어 앉은 이종운 의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취재기자의 앵글에 잡힌 이 의원의 휴대폰은 ‘연예 스포츠 쇼핑’ 등의 카테고리가 있는 포털 검색과 통화기록 확인 등 개인 관심사가 전부였다.

화면에는 ‘00에서 보내는 뉴스레터 37호입니다’ ‘손정의 효과, AI전문가 최기영...’ 등 공주시의회와 아무 관계가 없는 것들이었다.

회의 종료직전 오후 12시 28분까지 휴대폰을 만진 이종운 의원의 화면에는 '주미대사 가는 이수혁' '명성교회 외에도 곳곳서 직접 징검다리 세습' 등의 내용이 담긴 포털사이트가 떴다.

이날 시의회는 1조원대의 추경예산안을 처리하고, 조례 등 20개의 안건을 처리했다. 회의의 결과에 따라 천문학적인 액수의 예산이 시정 운영에 투입되는 중요한 본회의였다.

20개의 조례안 가운데는 △공주시 다함께 돌봄 지원 조례 △공주시 사회재난·구호 및 복구지원 조례 △저소득주민 생활안정 기금 융자조례 폐지 등 민생과 직결되는 굵직한 사안도 많았다.

이미 상임위에서 통과된 안건이라도 이의 제기를 통해 최종 부결 시킬 수 있는 게 본회의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두 의원의 장시간에 걸친 휴대폰 조작은 시민들의 배신감을 키웠다.

보도가 나간 직후 시민 A씨는 “발로 뛰는 의정활동을 약속해서 의회로 보내줬는데, 연간 수천만원의 의정비를 챙겨가고 있으면서 엉뚱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시의원이 본분을 망각해 놓고서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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