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주 교수(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칼럼

오늘이 12일이니 6월도 벌써 중반으로 흐르고 있다. 대학은 학기말 준비에 접어들었고, 행정기관에서도 이사분기를 마감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

어제 저녁에는 공주문화원 앞 광장에서 중고제 판소리 이동백 국창의 70주기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조선시대에 원각사에서 이동백 국창이 공연을 할 때면 순종임금이 전화통을 귀에 대고 들을 정도로 훌륭했던 분이라고 하니 그 분을 기리는 일은 당연한 일이고, 또한 국립국악원 공주분원을 유치하려고 하는 우리 지역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예술행사라고 본다.

또 하나 중요한 소식은 어제 오후 2시에 고마센터에서 열린 공주보 해체 찬, 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주시민토론회가 파행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공주보해체반대투쟁위원회는 지난 2월 26일에 주민대표기관인 공주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공주보 철거 반대 결의문’을 의결했기 때문에 오늘 토론회는 시민 여론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한 공주보 해체 반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국립국악원 공주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시민들의 단합이 필요한 때에 공주보 해체 찬, 반으로 의견이 나뉘어 갈등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특히나 지난 6일,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숭고한 뜻을 기리는 엄숙한 날인 현충일을 보낸 며칠 뒤의 공주 모습이기에 더 더욱 답답하다는 말이다.

공주에서도 지난 6일 공주보훈공원에서 제64회 현충일을 맞아 공주시 공무원과 시?도의회 의원, 관내 9개 보훈단체장, 유가족과 시민 등 700여명이 함께 모여 경건한 마음으로 추념식을 갖지 않았는가?

순국선열과 호국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하나로 결집되어 풍전등화의 우리나라를 지켰다는 큰 뜻과 얼을 기리는 현충일은 우리 공주시민은 물론 전 국민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다.

필자는 2016년에 재직하고 있는 공주대학교 안보과학대학원장을 맡으면서 현충일이 되면 전보다 더 엄중한 심정으로 하루를 보내왔다.

그러던 중 재작년에는 현충일 2일 전에 필자의 집에서 새아기를 맞이하게 되어 6월 초가 되면 잊지 못하는 또 하루가 생겼다.

나이 찬 아들 둘만 있는 집안에 새아기가 환한 미소로 들어와 주었으니 그 때의 기쁨이야 어찌 짧은 글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우리 새아기가 작년 말에는 그렇게도 기다리던 손주를 건강하게 낳아 주었으니, 그야말로 ‘자다가도 웃는다’는 느낌을 실감하기도 하였다.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새아기를 보면 천사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금년에도 또 잊지 못할 일이 생겼다. 이 역시도 필자가 바라지도 않았던 경사(?)가 생긴 것이다. 지난 5일 고즈넉한 저녁 시간에 필자가 재직 중인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유아교육과 학생들이 필자가 이번 학기 말로 정년퇴임을 한다는 것을 알고 강당에 모여 매우 뜻깊은 사은 행사를 개최했다.

그 어렵다는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4학년 학생들까지 모여서 교단을 떠나는 교수를 축하하고 위로해 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진지해서, 가슴 깊은 곳에서 뜨겁게 솟는 찡한 기운을 느꼈다.

그 날 학생들에게서 받은 감사패야 말로 그 어떤 상보다도 더 큰 의미가 있다. 학생들이 써준 손 편지 한 장, 한 장 속에 담긴 진솔한 표현이 가득 차서 넘칠수록 그동안 학과와 학생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회한만이 가득하였다. 그러니 어찌 필자가 6월 5일을 잊을 수가 있을까.

우리 민족과 국민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6월 6일 현충일을 앞두고 생긴, 필자가 잊을 수 없는 6월 4일과 5일의 개인 역사가 있듯이 독자 제현께는 어떤 의미 있는 날이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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