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민족은 이 지구성의 어느 민족에게도 뒤지지 않은 대단히 우수한 문화와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화의 능력은 상당히 서툴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보는 일이지만 운전을 하고 가다 길에서 차를 세워놓고 주먹을 앞세워 서로의 실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대화의 방식은 그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느냐의 결과입니다. 모든 것은 유아시절부터 시작됩니다. 부모의 태도, 가치관 그리고 언어습관이 자녀들의 대화 능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대화의 수준을 꾸준히 높여가야 하는데 그 수준을 높이면 많은 유익이 있습니다.

대화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우선입니다. 상대방과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 일이나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은 아주 복잡하고 힘듭니다. 인간에게는 공통된 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각 개인에게만 존재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의 하나입니다. 상대방의 특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 이해의 출발점이자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는 심리학과 같은 학문이 발달되어 인간 이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인간 이해의 원리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해서 항상 연구해야 합니다. 상대방 이해의 간단한 방법 중의 하나는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다른 또 한 가지 방법은 상당한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상대방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라디오를 들으면 잡음이 들릴 경우처럼 우리의 언어생활에 장애물이 나타나서 대화를 왜곡시키기도 합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 사소한 다툼이나 의사전달의 부족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파괴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였던 1945년 8월 연합군 측에서 일본 정부에 대해 항복하지 않으면 원자폭탄을 사용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모쿠사츄’라는 말로 답변을 했는데, 이 단어는 ‘무시해 버린다’는 뜻과 ‘고려한다’는 뜻을 지닌 단어입니다.

일본 정부는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답변을 했는데 연합군 측에서는 무시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말았습니다.

이 대화의 장해로 인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수십만 사람들이 죽고 상처를 입어 아직까지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간이 의사소통의 장애가 생기는 것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신처럼 완전하지 않고 불완전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사물을 파악하는 과정이 불완전합니다. 우리 인간들은 잘못 보기도 하고 잘못 느끼기도 하며 잘못 듣기도 합니다. 그리고 생각하는 과정이 불완전합니다.

기분, 선입관 왜곡된 사고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또 언어 자체가 불완전합니다. 같은 언어와 같은 단어를 사용해도 각자마다 해석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공산주의가 사용하는 ‘평화’라는 단어의 뜻과 우리 자유민주주의에서 사용하는 ‘평화’라는 단어의 뜻은 다릅니다.

말로 의사소통하는 것은 대화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말할 수 있는지, 시간을 절약하는 이야기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대화를 할 때는 기쁜 감정과 유쾌한 표정을 나타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고, 편하고 푸근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녀와의 대화에 있어서도 자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부모의 일방적인 대화가 문제입니다. 어른이 된 우리도 자기 얘기만 내리 쏟아내는 사람과 대화하면 피곤해집니다.

게다가 그 이야기가 거의 뭐 해라, 뭐 하지마라, 왜 그러니 하면서 사람을 몰아붙이는 거라면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어른도 그럴진대 아이들이 그런 이야기들을 싫어하는 건 당연하겠지요. 안타깝게도 우리 부모들은 정작 자기 자신이 아이들한테 얼마나 일방적인지 잘 깨닫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는 속성상 그렇게 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쏜살같이 빠르게 변화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요즘 사춘기 아이들은 옛날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부모와의 대화의 문을 아예 닫아 버리기도 합니다. 부모 자녀 사이에 대화가 단절된다는 것은 곧 관계 자체가 단절됨을 의미합니다. 부모의 어떤 말도 아이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아이는 무조건 부모의 말을 배척해 버립니다.

부모들은 아이와의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없고 자기의 주장도 제대로 못하는 게 바로 우리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의 첫 대화 상대가 부모이며, 아이는 부모를 통해 세상을 차츰 알아 나갑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정말 가치 있고 행복한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올바른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그것은 부모로서 마땅히 해야 할 사명이자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생이란 마치 긴 여행과도 같습니다. 인생을 여행이라고 한다면 이 여행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인생의 여정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단 한마디 위안으로 어둠을 떨치고 일어났던 경험, 단 한마디 말에 상처받고 헤맸던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대화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여린 인간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끈과도 같습니다. 그 끈의 굵기와 길이가 삶의 여정을 전혀 반대의 엇갈린 길을 가게 만듭니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웰빙’이라는 이름으로 잘 먹고 잘살자는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잘 먹고 잘사는 것보다 우리 인생에 훨씬 더 중요한 요소는 유익한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유익한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유익한 대화는 따뜻한 만남과 어울림의 기쁨을 누리게 해 줍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사람답게 느끼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화 방법이 서툴러 말을 잘못해 놓고는 “그 말만은 하지 말았어야 했어”라고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말을 하는 목적은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바르게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말은 그저 입으로만 해도 잘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이라도 가슴에 대고 심정적으로 말하면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김광육 금강FM방송국 사무국장(011-408-7605)

무인도에서 혼자 살다가 식인종 한 명을 만나 같이 살게 된 로빈슨 크루소는 그 식인종과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했지만 진정어린 마음으로 말을 해 마침내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나중에는 헤어질 수 없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으며, 결국 로빈슨 크루소는 영국 배의 구조를 받았을 때 그 식인종을 문명 세계로 데리고 왔던 것입니다.

유익한 대화는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의 샘물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 함께 올바른 대화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지 않으실래요?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