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찬의 잼 있는 중국이야기-31

김종찬

뇌물없이 성사되는 비지니스가 중국에선 존재할수 있을까?법과 정의와 바른 역사라는 것은 형용사로 만들어진 허상?에 불구하다.인류사에 이러한 것들이 존재한 일은 없다.앞으로도 없을 것이다.차마 믿지 못하는 민초들의 마음 약함이 애처로울 뿐이다.

떵샤오핑이 죽기 전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한다."三合?에 나쁜사람만 있는건 아니다."흔히 중국판 마피아로 알고 있는'산허회이'를 옹호한 것처럼 느껴지는 말이다.

'산허회이'는 天,地,人은 하나라는 철학으로 뭉쳐진 조직이다.중국에는 '회이(?)'나 빵(?)으로 불리는 조직이 지역마다 있다.산동빵이니 상하이빵이니 광똥빵이니 명칭도 여기서 비롯된다.원래 이들은 혈연과 지연으로 중심으로 뭉쳐진 일종의 상업집단이다.

이'빵'의 역사는 길다.'회이'는 원래 타 지역을 돌며 장사를 하던 보부상들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도둑떼가 아니다.'회이'라는 명칭을 쓴 것은 모임을 뜻했다.지금도 중국에서'회이'는 우리말의'계'의 의미를 담고 있다.그들은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무술이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했다.이 무술인들은 상인들의 돈을 지켜주고 돈을 받았다.서로 지켜주고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빵(?)'의 명칭이 생겨난 것이다.

'빵'과 연결된 무술인들의 별칭은'바오삐야오(保 Piao)였다.현대 중국어에서'바오삐야오'가 보다가드의 뜻으로 쓰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바오삐야오'들은 각기 자신들의 수하를 훈련시키며 '빵'의 부름을 기다렸다.신용과 무술을 인정받으면 큰건을 맡게 된다.큰건 이란 많은 보물을 장거리로 수송해주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바오삐야오'들도 해결하지 못하는 대상이 있었다.바로 관이었다.중국 전통의 신분제도는 관리,농부,노동자,상인,즉 사농공상으로 이루어져 있다.상인은 가장 천한 직업이었다.그러나 실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상인은 언제나 돈과 힘을 가진 특이한 집단이었다.언제나 위험또한 만만치 않았다.

중국속담에 '벼슬이 크면 학문도 크다'는 말이 있다.벼슬만 하면 뭐든지 제맘대로 할수 있었던 게 중국이었다.그래서 상인들은 죽자살자 관리를 매수했다."요즘 최고 신랑감은 누구?" 경찰"왜 경찰이야?"요우취엔,요우치엔(有?,有?)누이좋고 매부좋은 뇌물의 역사는 중국 정치사의 기본뼈대이다.

청나라를 뒤엎은 신해혁명의 지도자 쏜원,국민당을 이끈 쟝지에스,공산당의 마오쩌똥,이들은 모두 각지역의 빵들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돈과 힘을 가진 '빵'이야말로 혁명의 필수품이었다.'산허회이'는 바로 쏜원과 중국 혁명에 의해 큰'빵'이 되었다.필요할때는 상업적 이익보다 정치적 이익을 챙기기도 하는 집단이 바로 이'빵'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빵'이 비지니스와 정치에 활용되는상황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이러한 관계를 중국에서는'헤이따오(黑道)' '바이따오(白道)로 부른다.'헤이따오'는 지하조직을 '바이따오'는경찰이나 공안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터져나오는 고급관리들의 비리를 보면'헤이따오'나'바이따오'구분이 쉽지 않다.그도 그럴것이 과거'빵'에 몸담고 있던 '쏭띠'들은 원래 범죄를 막기 위한 조직의 일원들이었다.

그러나 정치적인 역활이 줄어들면서'빵'에는 변화가 일어났다.새로운 일거리가 필요한 이들중 환한대로로 나가 경찰이 된것이다.또 때로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 들었다.'바이따오'가 된것이다.최근 중국에서는 부정부패 척결의 제스처가 한창이다.

하지만 일제 단속 소식은'헤이따오'들이 먼저 알고 있다.떵샤오핑의 산허회이에 대한 표현은 있는 그대로다.나쁜 사람도 좋은 사람도 있을수 있다.여기서의 좋은 사람은 착한사람의 뜻이 아니다.중국의 혁명 역사를 이어오는데 기여한 부분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떵샤오핑은 일찌감치'검은 고양이 흰고양이'속담을 인용했다.어설픈 이념 논쟁에 쇠기를 박은 것이다.그런 그가 또 국제적인 비밀조직 산허회이에 대해 언급했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부분이다.착한사람도 있다고.어차피 돈과 권력은 떨어지려야 떨어질수 없다는 뜻일게다.

떵샤오핑은 청렴결백을 부르짖는 선동가가 아니었다.흐르는 물줄기를 그저 슬쩍슬쩍 틀어만 주는 노회한 통치가였다.그는 중국인을 누구보다 잘 읽는 정치가였다.억지를 부리를 사람이 아니었다.쥐잡다 독깨는 짓을 경계한 떵샤오핑 다운 훈수였다.

아니 어쩌면 중국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적 면죄부일지도 모른다.시진핑 정부의'打虎'가 세계적 이목을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시진핑은 과연 호랑이를 때려 잡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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