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대한민국, 공주시, 공주시장의 꼬락서니를 보면 마냥 슬프다. 마치 내가 망해가는 나라, 쇠락해 가는 도시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처럼 느껴진다. 도대체가 개념은 없고, 개넘(?)들만 있다. 그러니 얼마나 슬픈 일인가.

공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3개씩이나 지닌 세계유산의 고장이다. 하나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인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이요, 또 하나는 마곡사,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세계기록유산인 『신미통신일록』이다.

『신미통신일록』의 저자 죽리 김이교(1764∼1832)는 조선의 마지막 통신사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할아버지 김시찬은 충청감사 일 때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주 공산성 안에 있는 ‘만하루’를 건립한 인물이기도 하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2007년 죽리 김이교 초상을 비롯해 김이교가 사용한 통신정사 인장, 신미통신사 정사로 사행하면서 작성한 신미통신일록 등을 일괄 구입했다.

2013년에는 마지막 조선통신사 기록 및 유물로 외교사 및 역사적 가치가 높아 충남 유형문화재 제222호로 지정됐으며, 2015년부터 부산문화재단과 협력하여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러한 『신미통신일록』을 빼앗길 위기, 아니 거저 넘겨주려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공주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신미통신일록』은 충남역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그런데 김정섭 공주시장은 “논산에 유교박물관이 건립됨에 따라 충남역사박물관이 논산으로 이전될 것”이라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했다. 그렇게 되면 『신미통신일록』도 따라서 이전되는 것이다.

이러한 보도 후 이종수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밴드에 “충남역사박물관은 논산으로 옯겨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충남역사박물관의 이전문제를 놓고 전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직무대리와 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이 상반된 발표를 한 것이다.

기자의 취재결과 당당자들은 이전여부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이 사건(?)은 결국 김정섭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충남역사박물관은 이전하지 않는다”는 발표로 일단락됐다.

그러면 뭔가. 충남역사박물관의 논산이전은 결국 김정섭 시장의 혼자생각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닌가. 기자가 보기에 이는 ‘공주시립미술관건립’을 공약한 김정섭 시장이 공약실현을 위한 의지가 넘쳐 빚어낸 위험천만한(?) 해프닝이었던 것 같다.

만약 이러한 문제가 이슈화 되지 않고 충남역사박물관이 논산으로 이전됐다면 공주시는 멀쩡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하나를 빼앗기게 될 수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충청감영의 도시, 충남의 도읍지로서의 자부심을 뭉그러뜨리게 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김정섭 시장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도 않은 사실을 마치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공식적인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했다.

김정섭 시장은 한국세계유산도시협의회장이고, ‘문화시장’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 업무를 관장하게 될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원장직무를 대행했던 사람이다.

한국세계유산도시협의회장이 세계유산에 대한 자부심과 중요성을 몰랐을 리 만무하고, 이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원장 직무대행을 했던 사람이니 절차를 몰랐을 리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처럼 그야말로 완전 ‘가짜뉴스’를 퍼뜨려 공주시 일부 세종시 헌납, 충남도청 환청실패, 농민의 생존권이 걸린 공주보 해체시도, 제2금강교 건설 부결, 세종역 신설 추진 등으로 쓰라려하는 공주시민의 심장에 소금을 뿌렸다.

도대체 시민의 대표라는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한국세계유산도시협의회장이 맞나, ‘문화시장’ 맞나. ‘떠나는 공주…시민, 상실감 또 맛봐야’ 기사 보도 후 공주시민들은 특급뉴스에 전화해 “논산이 충남도 역사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충청남도 역사박물관을 논산으로 이전한다는 말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김정섭 시장은 공주시민들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실수(시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제발 개념 좀 챙기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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